<단독> 삼성전자, 중국에 1000명 규모 통신설비연구소 설립
2013-03-03 10:37
이동통신·모바일서비스·통신장비 R&D 중심으로 육성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에 연구 인력만 최대 1000명 이상에 달하는 통신설비연구소를 설립한다.
이동통신 및 초고속인터넷 기술, 모바일 서비스, 통신장비 등과 관련한 연구개발(R&D)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중국에 통신장비 제조기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3일 삼성전자와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삼성전자의 통신설비연구소가 들어선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최인권 전무와 천비아오 선전시 부시장은 지난달 26일 연구소 설립을 위한 합작 계약을 체결했다.
연구소는 스마트폰에 활용되는 이동통신 기술과 기지국 건설 등에 쓰이는 통신장비 및 통신설비 등에 대한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까지 연구소 설립을 위한 각종 등록 및 신청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초기 연구 인력은 300명 가량으로 운영하고 5년 내에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삼성전자 실리콘밸리 연구소 인력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과 설계, 자재구매, 생산, 판매, 사후관리 등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중국 내에 마련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소 설립은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소비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통신 관련 연구개발 중심을 중국으로 이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연구소가 들어설 선전시는 이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이 구축돼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연구소 외에 통신설비 제조기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성과를 제품 생산에 활용하는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이건희 회장과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간의 면담도 이번 연구소 설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양측은 휴대폰 사업과 LTE 통신망 구축 등 네트워크 사업 분야에서 광범위한 협력방안을 마련키로 합의한 바 있다.
업계의 한 인사는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IT를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선전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연구소 설립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며 “중국에 ‘제2의 삼성’을 만들겠다는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사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