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퍼터 때문에 골프계가 편갈라진다

2013-02-28 10:20
美PGA투어 ‘사용해야 한다’ 주장에 우즈는 ‘금지해야 한다’고 받아쳐

퍼터 끝을 가슴에 댄 채 롱퍼터로 스트로크하고 있는 베른하
르트 랑거.                                                             [미국PGA투어]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롱퍼터 사용 여부에 대한 논란이 편가르기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롱퍼터 사용에 대해 오늘은 이 선수나 단체가 찬성하면, 내일은 다른 선수나 단체가 반대하는 식이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지난해말 2016년부터 퍼터 일부를 몸에 대는 롱퍼터의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두 기구는 최근 90일간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쳤고 조만간 최종결론을 발표할 예정이다.

의견수렴과정에서 백가쟁명식으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나왔다.

팀 핀첨 미국PGA투어 커미셔너는 최근 “미PGA투어에서는 롱퍼터 사용 금지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27일(현지시간) “롱퍼터 사용금지에 대한 USGA와 R&A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골프는 14개의 클럽으로 스윙하는 스포츠다. 그것은 불변의 원칙이다. 퍼트도 스윙이어야 한다. 그런데 퍼터 끝을 몸에 부착하는 롱퍼터는 스윙이라고 할 수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우즈는 “미PGA투어측에서 롱퍼터 사용금지에 대해 반대의견을 낸 것은 최근 세 메이저대회 챔피언이 모두 롱퍼터를 사용해 우승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메이저챔피언은 키건 브래들리(2011년 USPGA챔피언십), 웹 심슨(2012년 US오픈), 어니 엘스(2012년 브리티시오픈)다.

롱퍼터 사용금지에 대해 옹호하는 사람은 우즈 외에도 톰 왓슨, 콜린 몽고메리 등이 대표적이다. 유러피언투어나 영국PGA 등도 같은 입장이다. 왓슨은 2년전 한국에 왔을 때 “롱퍼터로 치는 것은 스트로크가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 반면 롱퍼터를 계속 써야 한다는 사람은 브래들리, 심슨, 엘스 외에도 필 미켈슨, 브래드 팩슨, 스티브 스트리커, 베른하르트 랑거 등이 있다. 미국골프장경영자협회나 퍼터 메이커들도 이쪽 편이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어정쩡한 스탠스다. 2011년 한국오픈에 출전했을 때 그는 “오죽 퍼트가 안되면 그렇게 하겠느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기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롱퍼터 사용을 인정하는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도 “기본적으로는 USGA와 R&A의 스탠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