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A씨는 짜서 쓰는 투명한 젤 형태의 립밤을 구입했다가 내용물 속에서 금속성 이물질을 발견하곤 화들짝 놀랐다. 위험성을 인식한 A씨는 립밤에 금속성 이물질이 혼입돼 있다고 1372 상담센터에 신고했다. 센터는 동일 공정 제품과 인접 생산일자 제품, 현재 시판 중인 제품 등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금속성 이물질을 검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수 조사가 아닌 이상 일부 제품에 금속성 이물질이 혼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신속히 해당 제품의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 B씨는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전기오븐레인지를 사용하다 상판 유리가 폭발되는 위험천만한 일을 경험했다. 즉각, 소비자의 센터를 통해 신고하자 관련 기관은 해당 제품의 유리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갖가지 실험을 통한 조사 결과 해당 제품의 유리에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품질검사 인원 증원·제품 운반 시 에어캡 보강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 사업자에게 권고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 3년 전 스팀청소기를 구입한 C씨는 사용 시 누전차단기가 내려가는 오작동을 경험하곤 소비자 상담센터에 이 사실을 알렸다. 조사 결과 해당 제품은 구조상 합선이 발생될 우려가 높아 안전 점검과 무상 수리를 권고, 사용자가 이를 수용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372 소비자 상담센터’를 통해 접수, 처리한 소비자 안전문제 해결 건수가 총 236건에 달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사업자에게 문제 제품을 리콜 요청하거나 무상수리 권고 등을 조치한 건수로 전년대비(77건) 3배 이상 처리했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는 소비자단체·소비자원·광역지자체의 상담센터를 통합한 곳으로 국번없이 1372 전화번호를 누르면 245명의 상담원이 상담, 구제를 하고 있다.

안전조치가 이뤄진 주요 사례를 보면, 폭발한 비데제품 교체와 배터리가 폭발한 전자 담배 리콜, 누전이 발생한 스팀청소기 등에 대한 무상 수리가 대부분이다.

아울러 소비자 피해구제도 늘었다. 지난해 센터 상담원이 해당업체에 연락을 취해 소비자가 제품 수리, 교환 또는 환불 등의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 건수는 11만1808건으로 전년대비(9만4756건) 25.4% 증가했다.

이를 피해구제 금액으로 환산하면, 1건당 평균 21만7000원 꼴이다. 이는 총 243억원으로 전년도 198억원에 비해 22.7%를 처리한 수준이다.

특히 상담 센터를 통해 조치된 소비자 피해 사례는 사업자의 부당행위 억제를 위한 고시 제정·시행으로 이어지는 등 공정위의 소비자시책 추진에 반영됐다.

주된 사업자 부당행위는 △소비자를 기만해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 △강압적인 방법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 △소비자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 △소비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행위 △사업자 자신의 권리를 남용하는 행위 등으로 5가지 유형을 규정했다.

상담센터를 통해 공정위가 시정조치한 건수도 총 18회에 달한다. 사업자의 위법행위가 명백하다고 판단되면 공정위가 별도 조사해 제재를 가하는 등 소비자 권익 증진에 상담센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무진 공정위 소비자정책과장은 “전년에 비해 상담이 급증한 품목은 차량용 블랙박스, 모바일정보이용서비스(앱), 종합체육시설(스포츠센터), 콘도·리조트 회원권, 자동차 대여(렌트카) 등의 분야였다”며 “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피해 구제와 예방을 위해 법위반 사업자에 대한 시정조치, 피해주의보 발령 등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1372 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특정 품목의 세부적인 피해 유형을 소비자가 찾아볼 수 있도록 검색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