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들, 박 당선인 공약 이해도 얼마나..

2013-02-17 18:19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새 정부 첫 장관 후보자들의 정책 '궁합'은 얼마나 맞을까.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 내놓은 핵심공약들은 정부 출범 초기부터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첫 장관들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17대 부처 가운데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인수위 인사들은 '박근혜 당선인의 국정기조'에 대한 이해가 높아 대선공약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로 분류된다.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을 이행하게 될 핵심 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된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복지 관련 분야에서 종사한 적은 없으나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으로 박 당선인 공약의 밑그림을 그려, 정책 이해도가 매우 높다.

특히 복지정책의 현실적 걸림돌인 예산 확보 문제에서 '실세'인 진 후보자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박 당선인이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창조경제론'을 이행해나갈 최고의 적임자라는 평가다. 미래부에 주어진 사명이 앞으로 ICT와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인 만큼 세계적인 ICT기관 벨연구소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 후보자가 국회나 업계 풍토를 비롯해 국내 시스템 전반에 어둡고, 통신기술(ICT) 중심의 단기 성과 위주 정책을 펼 경우 기초 과학기술이 소외될 수 있다는 등의 우려도 나온다.

지역경제 및 주택정책 전문가인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대표적인 시장경제학자로 부동산 규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표명해왔기 때문에 침체된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시장에서는 서 후보자가 앞으로 현재 국토부 현안인 분양가 상한제 폐지 또는 탄력운영과 종부세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재건축 규제 완화 등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복주택 등을 통해 나타난 당선인의 공약이 주택공급 확대보다는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복지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파격적인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고용과 복지의 연계를 강조해 온 정책전문가로 한국연금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연금 문제 전문가로 꼽힌다.

그러나 노동계는 노사관계 비전문가인 방 후보자가 과연 과제가 산적해있는 노동현장의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을 실천하려면 노사 관계가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방 후보자는 "현재 일자리, 노사관계 등 각종 현안이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런 중요한 시기에 지명받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과거 환경청 시절부터 20년 넘게 함께 일한 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기술고시 출신으로 분석력이 매우 뛰어나며, 수질과 폐기물 분야를 거치며 환경부 안에서 '잔뼈'가 굵었다.

규제 부서인 환경부의 특성상 필요한 다른 부처와 업무 협의ㆍ조율 역시 무난히 해낼 것이라는 평가다.

해양수산분야 최고의 정책전문가로 손꼽히는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국제해양법재판소, 유엔환경계획(UNEP) 동아시아해양조정기구 등 해양수산 분야의 대외협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부산 출신으로 향후 해양수산부 부산 유치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문제 전문가인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서 대북정책 골간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입안에 깊이 관여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통일부 역할에 힘이 실리게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합리적 보수주의자인 류 후보자는 남북 간의 대화와 협력 필요성을 잘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류 후보자는 최근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에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더욱 끈질기고 강인하게 설득해야 하며 제재를 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 협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차기 정부 임기 내 달성할 수 있는 대북정책의 목표를 비핵화 단계보다는 남북 간 신뢰형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