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명수 vs 송진규…메리츠화재 실권 누가 쥐나?
2013-02-07 17:47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퇴임 1년 반만에 복귀한 원명수 전 부회장과 임기 1년 반을 남겨 둔 송진규 사장이 메리츠화재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 때 삼성화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람은 회사를 옮겨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친다.
메리츠금융은 내달 20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원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상정한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원 부회장은 오는 4월 1일부터 2016년 정기 주총 소집일까지 3년간 이사로 재직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원 부회장이 메리츠화재 경영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송 사장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 부회장은 지난 2003~2004년 삼성화재 전무 재직 당시 리스크관리(R/M)팀 부장이었던 송 사장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원 부회장은 앞선 2005년 6월부터 6년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재직하다 2011년 6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원 부회장은 2008년 연임에 성공했으나 2010년 2월 실손의료보험 불완전판매로 금융감독원의 문책 경고를 받아 잔여 임기 1년 4개월을 채우고 퇴임했다.
메리츠금융은 원 부회장이 3년 동안 금융사에 재직할 수 없도록 한 징계 규정에 따라 정보기술(IT) 업체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 시설관리 업체 메리츠비즈니스서비스 등 2개 계열사 이사직을 맡겼다.
원 부회장은 불완전판매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옷을 벗은 만큼 징계를 받지 않았다면 재연임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
원 부회장의 복귀설은 징계 기간 만료 시점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지난해부터 나돌기 시작했다.
송 사장이 메리츠화재가 창립 90주년을 맞은 지난해 상품 판매와 마케팅 활동에 드라이브를 건 것도 원 부회장의 복귀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광고캐릭터 걱정인형과 연예인 광고모델을 활용해 대대적인 생일잔치를 벌였다.
서로 다른 영역의 보장 항목을 하나의 바구니에 담아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념상품 ‘메리츠 케어프리보험 엠-바스켓 1209’도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메리츠화재의 2012회계연도(FY2012) 1~3분기(4~12월) 당기순이익은 1046억원으로 전년 동기 1321억원에 비해 275억원(20.8%) 감소했다.
송 사장이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당기순이익 목표치 1950억원 달성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11년 6월 원 부회장에 이어 대표이사로 취임한 송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14년 6월 만료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원 부회장은 지주사 이사로 선임되는 것으로 송 사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