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이종수 SH공사 사장, 이틀만에 업무복귀
2013-02-07 08:32
SH공사는 7일 이종수 사장이 박원순 시장과 만나 의견을 나눈 후 사의를 번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부채 감축에 대한 독려와 이해를 구하고, 조속한 업무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H공사의 경영자율성을 보장하고, 부채감축과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전폭적 지원책을 약속하기도 했다.
더불어 박 시장과 이 사장은 전용면적 85㎡를 기준으로 주변지역 시세의 75%와 85%로 구분해 책정하던 아파트 분양가를 85% 수준으로 단일화 하는 방안, 일부 주택의 분양시기를 당기는 방안 등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지난 4일 업무 보고를 통해 '채무 7조원 감축' 목표의 구체적 실행 방안과 관련해 서울시와 이견을 보인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다음날 이를 반려했고 문승국 행정2 부시장을 보내서 이 사장을 설득했다.
이 사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는 채무감축 목표를 둘러싼 서울시와의 갈등이 있다. 지난해 말 SH공사 부채는 시 부채의 67.2%에 해당하는 12조5000억원이다. 이 사장은 올해 채무감축 목표치로 지난해 채무대비 4000억원 줄인 12조1000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는 2조6000억원 채무 감축을 요구했다. 이같은 시 방침에 이 사장이 압박감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분양가 단일화'는 이미 내부에서 합의됐던 사안이며 분양시기 조정 등에 대해 시가 더욱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며 "다만 채무감축 계획은 박 시장의 핵심공약 사안이기 때문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