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패션의 디자인 사고

2013-01-28 14:35


-정두영 신원 디자인 실장


"에디슨의 천재성은 단순히 전구를 발명한 데 있지 않다. 전구를 유용하게 하는 전력 생산 및 공급 시스템을 함께 개발, 완벽하게 새로운 시장을 만든 데 있다. 사용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무엇을 선호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회사 IDEO의 팀 브라운 대표는 이런 에디슨의 사고를 '디자인 사고'로 정의했다. 말 그대로 사람들의 행동을 직접 관찰해 이들의 니즈와 선호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디자인 사고는 단순히 제품의 외관을 멋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제품을 통해 소비자 스스로 "나는 이것을 원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아이폰의 등장은 휴대폰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꿨다.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가진 모바일 컴퓨터를 제시했고,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은 소비자의 선택을 무제한으로 확장시켰다.

소프트웨어 비즈니스가 탄생한 것은 '디자인 사고'의 결과다. 결국 디자인의 콘셉트와 외관의 메시지가 소비자의 감성 및 가치에 부합돼야 하는 것이다.

명품 브랜드는 '헤리티지'와 '정체성'에 집착한다. 남다른 전통과 역사, 새로운 콘셉트를 강조하고 새로운 메시지를 끊임없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자 한다. 이것이 부족하면 '디자이너와의 협업이나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강조한다. 심지어 '나만을 위한 제품'의 비스포크와 주문 제작을 제안한다.

현대는 사회적 계급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으며, 소비자들은 남다른 고급 호사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드러내고자 한다. 이제 이것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호사로 발전해 '명품의 대중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존의 명품브랜드조차 이제 경쟁이 치열해 글로벌 마켓 분석과 차세대 명품 브랜드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명품만 그러는 것일까?

SPA 브랜드 역시 끊임없이 협업에 열을 올리며 소비자의 작은 호사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H&M이 얼마 전 '메종 마틴마르지엘라'와 진행한 협업 제품은 완판됐다. 모두 '디자인 사고'의 결과물이다.

소비자는 변덕쟁이다. 디자인 사고는 변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찾아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 새로운 가치 사고의 수단이다. 패션은 2013년에도 계속 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