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국가비상사태 선포 '초강수'
2013-01-28 16:46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이집트 정부가 시위가 심각한 3곳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장기간 시위가 지속되자 포트사이드 수에즈 이스마일리아 등 3곳에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들 지역은 정부와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지난 4일간 수십명이 사망한 지역이다.
포트사이드에서는 27일(현지시간) 총 7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축구장 참사 재판 결과에 분노한 군중이 이날 경찰과 충돌하면서 이 같은 사상자를 냈다. 전날 폭동에서 사망한 33명의 장례식을 치르던 도중 조문객과 경찰이 부딪혀 피해가 컸다. 24일부터 4일간 사망자는 총 49명에 달한다. 이날 시위대들은 “무르시는 물러나라”며 “무르시는 우리를 죽이고 학대한다”고 외쳤다.
지난 25일은 시민혁명 2주년 기념일이었다. 전국에서 수 십만명이 모여 무르시 정권 세력인 이슬람형제단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11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수에즈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심한 몸싸움을 하면서 9명이 사망했다.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27일까지 경찰과 시위대가 여러 차례 충돌했다.
축구판결에서 시작된 시위가 이처럼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퍼진 이유는 무르시 정권에 대한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무르시 정권은 대통령 권한을 강화한 ‘현대판 파라오 헌법’의 제정을 감행하면서 독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새 헌법은 여성과 소수 종교인에 대한 권리를 외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축구 참사 재판 결과가 기름을 부은 격이다.
무르시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시민들의 공포가 확산되고 경제에도 피해가 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카이로의 한 택시 운전사는 "정부와 시위의 충돌이 커지면서 도시가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집트의 경제성장률은 2%로 하락했고 실업률은 15%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