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 줘도 안팔아"… 송도 부동산 투자 열기 여전

2012-12-26 18:04
분양권 프리미엄 3000만원 웃돌아…미분양도 속속 빠져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지난 10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로 후끈 달아올랐던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시장의 온기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6월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 '송도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전용면적 85㎡ 분양권은 한동안 분양가 수준인 4억3500만원에 그쳤지만 지금은 3000만원을 웃도는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채 거래되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GCF 기금 규모가 최대 8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과장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여윳돈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송도를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동 알파공인 관계자는 "최근 분양된 아파트 분양권을 사겠다는 수요는 많은데 매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송도센트럴파크 푸르지오의 경우 층과 타입에 따라 웃돈 규모가 다르지만 분양가보다 3500만원을 더 얹어준다는 데도 분양권을 팔지 않겠다는 계약자도 있다"고 전했다.

미분양 아파트도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 3월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는 총 999가구 중 300여가구가 미분양됐지만 GCF 사무국 유치 이후 계약률이 85~90%까지 올라갔다.

포스코건설도 '송도 더샵 그린워크 1·2차' 아파트 미분양을 대거 털어냈다.

이 아파트 분양 담당자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고객이 많이 늘어난 것이 GCF 유치 이전과 다른 점"이라며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과 GCF 유치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말했다.

GCF 사무국 유치 이후 송도에서 첫 분양에 나섰던 '송도 더샵 마스터뷰' 아파트의 경우 수도권 청약자 비율이 41%에 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중심으로 재편된 송도 부동산시장이 당분간 작은 호재와 악재에도 요동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송도는 서울 강남권 및 부산 해운대와 더블어 전국적인 투자 수요가 유입되는 곳"이라며 "따라서 송도의 경우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출렁거릴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앞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2개의 국제기구 유치로는 송도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발전하기는 힘들다"며 "한순간 몰아치는 투자 열기는 역풍도 큰 만큼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로 들썩거렸던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GCF 유치 후 첫 분양 단지로 화제를 모았던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모습. [사진제공=대우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