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국서 잘나가는 이유는?..삼성엔 ㅁㅁ이 있고 애플엔 없다

2012-10-29 07:03
공산당 청년간부 한국 학습시찰 담당..신뢰관계 구축 성과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지난 2002년 쩡칭홍(曾慶紅) 중국 국가부주석은 중국 정부를 이끌어갈 청년 간부들을 한국으로 보내 삼성의 기술 및 경영 노하우를 습득하게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에 윤종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적극 화답하면서 이듬해인 2003년부터 청년 간부들의 한국 학습시찰 교육이 시작됐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올해 삼성은 70억 달러를 투자해 시안반도체 공장 건설을 시작하고 중국 매출 1000억 달러 시대를 넘볼 정도로 중국 시장에서 중흥기를 맞고 있다.

지난 10년간 삼성은 한·중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한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중국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인적 네트워크 확보에도 성공한 것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정부와 삼성은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정부 고급간부 양성기관)에서 청년 지도자 간부의 한국 학습시찰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리징티엔(李景田) 중앙당교 상무 부교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양측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리 부교장은 기념사를 통해 "삼성의 지원으로 실시된 한국 학습시찰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 내 청년 간부들의 국제 시야 확대, 글로벌 안목 수립, 전략적 사고 배양, 지도수준 및 집행능력 향상 등에 큰 도움이 됐다"며 "아울러 한·중 양국의 우호관계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최 부회장은 "삼성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앞으로도 중국 청년 간부들의 한국 학습시찰이 더 많은 성과를 얻고 한·중 양국관계의 발전에 공헌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을 방문해 교육을 받은 청년 간부들은 총 529명으로,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한편 관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우정을 다졌다.

또 시장경제와 기업문화, 주식시장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으며, 삼성의 인재제일경영 노하우도 전수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중국을 짊어질 일꾼으로 성장해 나갔다.

지난 10년간의 노력으로 삼성은 한·중 양국의 우호관계를 상징하는 기업으로 떠올랐으며, 중국사업 확대를 위해 필요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는 삼성이 중국에 진출한 지 20년이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삼성은 지난 1992년 중국 시장에 첫걸음을 내디딘 뒤 현재 22개 계열사가 39개 생산법인과 45개 판매법인, 7개 연구개발기구, 65개 사무실 및 제품·기술·서비스 기구 등 총 156개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매출은 지난해 기준 580억 달러로 매년 23%가량 성장하고 있다. 올해 삼성이 중국에 투자한 금액은 130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삼성은 중국에 '제2의 삼성'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중국 사업영역 및 투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중국 시안에 70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키로 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 수뇌부가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부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 등 중국 정부 실세들과 릴레이 면담에 나서는 등 중국 내 광폭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장원기 중국삼성 사장은 "중국은 삼성이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며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외자기업이 아닌) 진정한 현지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공언했다.

10년 전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중국의 미래 인재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어느덧 '중국인이 좋아하는 기업, 중국에 공헌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이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에서 어떤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