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마저…세계 명품시장 '비명'
2012-10-16 16:29
아주경제 정호남 기자= 올해 세계 명품시장 성장률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와 이탈리아 시장조사기관 알타감마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명품시장 성장률은 5%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성장률인 13%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명품시장 성장 둔화 이유는 유럽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 경기침체가 명품 최대 소비국인 중국과 유럽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닫게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명품시장 성장률은 8%로 지난해 30% 성장세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내놓은 물가상승을 감안한 정책도 소비자들의 명품 구매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베인앤컴퍼니의 한 관계자는“중국의 정권교체기와 맞물린 2013년 1분기까지 중국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 둔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의 명품 브랜드 버버리(Burberry)는 중국시장의 수요 감소에 대비한 비상 조치를 내리는 등 세계 명품 업체들의 매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유럽 명품시장의 성장률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5%로 예측됐다.
세계 명품 소비의 40%를 차지하는 주인공은 바로 여행객들이다. 프랑스는 여행객 명품 소비의 절반이 넘는 60%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 명품 시장의 메카로 잘 알려져 있다. 명품을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여행국 1위로 프랑스가 선정된 이유도 명품쇼핑 때문이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종전 까다롭던 외국인 여행객의 비자 절차를 간소화시키며, 세계 최고 명품 애호가들인 중국·일본·미국 여행객 맞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명품 시장 신흥국으로 떠오른 독일도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시장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금환급대행 에이전시인 글로벌 블루(Global Blu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여행객들이 유럽에서만 쓰는 명품 소비량은 연간 300억(약43조원) 유로에 달한다. 보고서는 그러나 올해 유럽 내 28% 성장률을 보인 세계 명품시장이 내년에는 18%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해 베인앤컴퍼니의 한 전문가는“명품시장 붕괴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며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명품 업체와 그렇지 못하는 업체간에는 큰 매출 격차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유로화 약세가 명품 업체들의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편 베인앤컴퍼니는 올해 미국 명품시장 성장률은 13%대, 2013~2015년까지 세계 명품시장은 연평균 4~6%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