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재정1차관 “韓, 인구구조 변화 줄 파급효과 크다”

2012-08-08 14:45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8일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보다 고령화가 늦게 시작되었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인구고령화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인구구조의 변화가 줄 파급효과는 더 크고 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 차관은 이날 오전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중장기전략 실무조정위원회 제5차 회의에서 “인구구조 변화가 지진(Earthquake)과 같이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몰고 올 것임을 의미하는 ‘에이지퀘이크’(Agequake=Age+Earthquake; 인구지진)라는 합성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이지퀘이크는 영국의 저명한 작가인 폴 월리스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2020년경 베이비붐 세대가 완전히 은퇴하면 세계 경제에 마치 지진이 온 것처럼 큰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차관은 일본이 저출산ㆍ고령화라는 인구 구조의 큰 변화를 극복하지 못해 장기불황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5년이 지나 2017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사회(노인인구 비중 14%) 진입이 시작되고, 다시 8년이 지나면 노인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며 “우리 정부는 그간 출산율 제고와 고령사회 대비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좀 더 장기적이고, 과감하며 사회적 표준의 재설정과 같은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저명한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 교수도 “한국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금전적 지원보다도 기업ㆍ가정의 ‘문화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 차관은 “얼마 전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000만명을 세계 7번째로 달성한 국가가 돼 경제규모와 질적 수준의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2031년부터 시작될 인구감소의 위기라는 어두운 모습도 자리잡고 있는 만큼 오늘 회의가 위기에 미리 대비하고 함께 지혜를 모으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 미래사회의 모습(보사연ㆍ여성연ㆍ고용정보원)’, ‘중장기 출산율 제고방안’, ‘중장기 고령사회 대응방안’ 등의 안건을 논의했으며 이번 회의 결과는 13일 개최 예정인 중장기전략위원회 제5차 회의(기획재정부장관, 민간위원장 공동주재)에서 최종 논의를 거쳐 하반기에 발표될 중장기전략보고서에 포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