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아·태금융포럼> 최공필 KIF 위원 "지배구조 불투명한 은행 대형화는 부작용 불러"

2012-03-29 16:54

아주경제와 홍콩 문회보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제5회 아시아 태평양 금융포럼이 29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2일차 포럼이 진행했다. 주제발표로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이 강연을 하고 있다.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소유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구도 하에 추진된 은행의 대형화는 당초 취지인 국제금융의 수요 충족과 국제경쟁력 상승에는 무의미한 결과는 물론 부작용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29일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아주경제와 홍콩 문회보가 공동 주최한 ‘2012 제5회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APFF·Asia Pacific Financial Forum)’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은 ‘국내금융지주의 허와 실’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초대형 은행의 출현이 일반적으로 △규모의 경제 등 효율성 제고 △해외진출 기회 확대라는 장점이 있지만 △은행산업 집중에 의한 폐해 △시스템 리스크 증가 등 문제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지난 10년간 국내 은행이 추진해 왔던 금융회사 간 인수 합병 및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소유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구도하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무의미한 결과를 낳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현행 소유규제에 의해 은행의 지배주주가 존재하지 않게 됨에 따라 대리인에 해당하는 최고경영진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독점하게 되는 지배-소유의 괴리 문제가 존재하는 게 문제를 일으킬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내 금융지주회사가 수익구조의 다각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은행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금융지주회사의 장점인 범위의 경제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은행 자체도 사업의 다각화가 필요하고 지주회사도 겸업화를 확대해 시너지 효과를 증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제도 도입 후 2009년 법 개정 시까지 자회사간 수평적 겸직 허용과 업무위탁해 관련 조항이 모호하거나 결여돼 실질적인 겸업 추진을 불가능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이 때문에 은행지주회사가 겸업을 통해 다른 산업에 진출하려고 해도 그룹 전체 수입과 자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라며 “은행 지주회사 소속 비은행 자회사들은 제대로 된 성과를 꾸준히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