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표 재건축' 뭐지?..한강르네상스마저 제동
2012-03-15 06:44
뉴타운 출구전략 이어 오세훈 지우기 나서나
서울시는 14일 최고 61층 규모로 1560가구의 아파트를 건립하는 '신반포 1차 아파트 특별건축구역 지정 신청안'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시가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보류한 것은 지난달 신반포 6차 아파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시는 서초구 잠원동 반포한양아파트의 용적률 상향 신청과 잠원동 반포아파트 3종 주거지 내 주택용지를 근린상업용지로 바꾸는 변경안을 보류시키는 등 한강변 주요 재건축 사업에 제동을 걸어왔다.
시는 한강변 아파트의 재건축 보류 사유로 고층아파트가 건립되면 한강변 스카이라인과 밀도 관리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러나 수년간 서울시의 요구에 따라 이리저리 계획안을 바꿔가며 사업을 진행해온 조합과 주민측은 울상이다. 오 전 시장 시절에는 기부채납 확대 문제로 주민간 갈등이 불거져 사업이 2년 넘게 지연돼왔기 때문이다.
특히 오 전 시장은 한강변에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추진했다.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기부채납 비율을 높여 한강변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반면 박 시장은 초고층 건물을 건립할 경우 주변 스카이라인을 망친다는 정반대의 잣대를 대고 있어 주민들의 분통을 사고 있다.
신반포1차의 경우 지난해 시 요구대로 층수를 35층에서 50층으로 높이고, 기부채납 비율을 9.8%에서 20%로 올려 연말 건축심의 재신청을 했다. 또 서초구청과 관리처분인가로 법원소송까지 하느라 사업이 상당히 지체된 상태다.
신반포1차 재건축조합 이재호 사무장은 “오늘 서초구청과 서울시에 질의서를 전달했다”며 “지금껏 서울시 의견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 왔고, 시장 면담도 했는데 ‘연말까지 기다려 달라’는 식의 답을 받아 허탈하다”고 말했다. 조합은 서울시 조치에 반발하는 집회를 오는 22~23일 서울광장에서 열 계획이다.
강남권 재건축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매매 호가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잠원동 한신6차 전용114㎡는 올초 10억7500만원에서 현재 10억4000만원으로 두 달 새 3500만원가량 하락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격을 낮춘 매물이 가끔 나오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반포한신1차 아파트 105㎡(32평)는 20억5000만원 선으로 보름새 5000만원 가량 빠졌다. 이 단지는 지난해 10월 만해도 22억원선에서 거래됐다. 반포동 다산공인 관계자는 "시장 침체로 가뜩이나 매수세가 없었는데, 이제는 그나마 있던 거래도 완전히 끊길 판”이라고 우려했다.
반포 재건축지구 항공사진(자료: 서울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