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레이서 류시원

2011-12-28 14:35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류시원은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중위권 선수다. 같은 팀 유경욱 선수가 올 시즌 티빙 슈퍼레이스 우승을 차지했지만, 류시원 선수는 올 시즌 7라운드 중 최고 성적 4위에 그쳤다. 한-일을 오고가며 활동하는 한류 스타, 모터스포츠 팀(팀106) 감독, 연예기획사 대표까지 아우르는 바쁜 일정 속에서 연습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국내 모터스포츠 업계에서 그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 관중의 절반 가까이는 그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 경기 전날 인근 숙소는 류시원을 보기 위해 온 일본인 단체관람객으로 붐빈다. 국내 모터스포츠가 최근 중흥 분위기인 것에도 그의 역할이 크다.

물론 20여년 국내 모터스포츠 역사 동안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대를 이은 젊은 기대주의 등장은 언제나 반갑다. 거기에 지난해 세계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F1 국내 유치로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진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흥행에는 실패했다. 모터스포츠 특유의 화려함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그는 국내 모터스포츠에 화려함을 부여한다.

지난 27일 저녁. 류시원 감독의 팀106 송년회가 있었다. 류 감독은 이 자리에서 제2회 슈퍼루키 선발전을 통해 2명의 신인선수를 발굴키로 했다. 지난해 처음 시도한 이래 두번째다. 올해 선발된 선수는 내년 시즌 전까지 체계적인 훈련을 거쳐 내년 실제 경기에 참여하게 된다. 신인 등용문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팀106 외에 바보몰 팀이 여기에 동참했다. 외국에선 유소년 리그가 아예 따로 있는 것과 달리 아예 참여 기회조차 없었던 척박한 국내 모터스포츠 실정에서 획기적인 변화다.

류시원. 성적만 보면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한국이 모터스포츠 불모지인 탓에 이번 행사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이처럼 국내 모터스포츠에 기여한 공로는, 모터스포츠가 인기 스포츠로 발돋움하는 순간 재조명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