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이클럽 도매 시장까지 장악”

2011-12-14 16:06

(아주경제 홍성환·송종호 기자) 국내 최대 유통 대기업인 이마트가 '이클럽'을 앞세워 영세 도매업자들의 사업영역까지 침범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이클럽의 사세 확장을 지켜보던 도매업자들의 불만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클럽에 자신들의 사업 영역을 빼앗겨 도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온라인 도매사이트인 이클럽을 오픈, 소매업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클럽은 이마트가 회원제로 운영하는 사이트로 1회 주문시 80만원 이상만 구매가 가능하다. 결제 수단도 삼성카드와 현금만 받는다.

이마트가 이처럼 도매 시장에 발을 들여놓자 중소 도매업자들은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대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매업을 넘어 중소 도매상인들의 밥그릇까지 빼앗기 시작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클럽은 현재 2600여명의 중소상인이 회원에 가입했고, 월매출이 1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도매 전용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은 도매상들을 고사시키겠다는 전략"이라며 "이클럽에서 자영업자들에게 상품을 선전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도매시장 장악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도 "이마트가 이클럽을 통해 도매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도매업자는 모두 44만명으로 시장 규모는 약 50조원에 달한다.

이클럽과 함께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변종 도매업이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트레이더스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소매업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이마트 용인 구성점을 트레이더스로 리뉴얼 한 데 이어 인천 송림점, 대전 월평점, 부산 서면점을 잇따라 오픈했다.

문제는 인천 송림점 개장 이후 지역 도매상 매출이 30% 넘게 줄어든 것이다. 부산 서면점 오픈 당시에도 지역 소상공인들은 사업 조정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이마트 대구 비산점을 폐장하고 트레이더스로 전환하려고 했다. 하지만 대구 서구청이 '소상권 보호' 명분을 내세워 사용 승인을 반려했다. 이에 현재 이마트는 서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클럽과 트레이더스가 올해 각각 1600억원, 34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며 "2015년에는 이들 신사업 비중이 이마트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