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1월 정상회담 열자"
2011-11-13 18:08
'디 엘더스'에 의지 피력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이 세계 전직 국가수반들의 모임인 '디 엘더스(The Elders)'에 남북정상회담 의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엘더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재미 한인 학자에 따르면 북한의 한 고위 인사가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엘더스 핵심 관계자들과 만나 내년 1월 남북정상회담을 열자는 의사를 남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자는 북측이 뉴욕 접촉에서 "늦어도 올 연말에는 (고위급) 회담의 그림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언급했으며, 고위급 회담의 남측 협상 대표단에 청와대 내 특정 외교안보 관계자가 포함됐으면 한다는 뜻도 전했다고 했다.
고위급 회담에 대해 이 학자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단계의 성격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엘더스는 이번주 초(한국시간) 실무진을 서울로 파견해 북측의 강력한 대화 의지를 한국 정부에 전달한 뒤 곧바로 북한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도 12일 “엘더스그룹의 국장급 실무자가 내주 외교부를 찾을 예정”이라면서 “대북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상황을 알아보고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엘더스는 뉴욕 접촉 후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주선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내년 1월 제3국인 스웨덴에서 엘더스가 참여하는 3자 형식의 고위급 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자는 또 이를 위해 한국에서 '친북 인사'란 비판을 받아온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이 회담 추진 과정에서 배제했다고 전했다.
엘더스는 회원인 그로 할렘 브룬틀란 전 노르웨이 총리를 고위급 회담 대표로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자는 “카터 전 대통령을 배제했다는 것은 엘더스와 카터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거부감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엘더스는 지난 4월 카터 전 대통령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 뒤 한국을 찾아 “남북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 엘더스가 들고 온 북한 발 메시지는 비록 간접적인 방식이지만 김 위원장이 최초로 남북 정상회담을 먼저 제안한 것이었다.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이 과거에는 핵 문제를 반드시 미국하고만 논의하겠다고 했으나 이번에는 핵 문제든 다른 군사적인 문제든 남한 정부와 직접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