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만 특별대우, 지역주민들 생활상 심각

2011-11-13 12:37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북한의 핵심 계층이 모여 사는 평양시에 대한 당국의 대우가 더욱 특별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만수대지구에 3000 세대 규모의 고층아파트 단지와 극장, 공원을 조성하는 등 대규모 토목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것은 강성대국 진입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9월8일 후계자 김정은과 함께 공사현장을 방문해 “우리식의 새로운 거리가 시대적 미감에 맞게 건설되고 있다”며 독려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과 내각은 기관별로 공사구간을 할당해 ‘층수 경쟁’을 유도하고 녹지 조성을 위한 외국산 고급수종을 물색하는 한편 노후화된 가로등과 터널 조명등, 네온사인 등의 교체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공사 현장에 동원된 대학생 가운데 200여 명이 각종 사고로 숨졌다는 소문과 특히 부모가 골재를 상납하면 해당 대학생에 대한 동원을 면제해주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평양시민에 대한 상품공급도 최우선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다녀온 중국인 사업가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개장한 보통강백화점은 부유층 대상 수입품 전문매장으로 아르마니, 샤넬 등 고가 명품을 포함한 중국 등에서 수입한 의류, 가구, 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7월10일 평양 제1백화점을 방문해 이 백화점에 물자를 최우선으로 공급하라고 지시해 납품공장과 무역회사는 물론 군과 특수기관에까지 상품공급 임무가 부여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대북 식량지원(5만t)과 맞물려 8월 중순 평양 시민에게 4만t의 식량을 특별배급하고, 내각에 평양시의 식수와 난방, 전기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9월 초 개장한 대형 정육점식당인 ‘보통문거리 고기상점’을 개장 전날 김정은과 당정 고위간부들을 대동한 자리에서 “인민들이 먹고 싶은 각종 물고기와 고기를 마음대로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지난해 2월 평양시 면적을 축소한 것도 평양 우대와 지방 차별의 대표적 사례로 보여진다.
 
 북한은 평양시 강남과 중화, 성원군, 승호구역을 황해북도로 이관해 평양시는 기존 4군 19구역에서 1군 18구역으로 변경됐다. 면적은 2629㎢에서 1587㎢으로 인구는 326만명에서 293만명 정도로 각각 줄었다.
 
 하지만 지방 주민의 삶은 그다지 개선되지 못했다고 북한이탈주민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평양시민이 주로 20~30평대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전력과 식수를 비교적 풍부하게 공급받는 데 비해 지방 주민은 20평 이하의 아파트나 다세대 공동주택, 농촌 가옥 등에서 하루 1~4시간 정도의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는 것. 게다가 주택공급마저 여의치 않아 1채에 2~3세대가 같이 사는 경우가 일반화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전문가들은 “체제수호 핵심계층인 평양시민을 우대해 체제 결속을 다지고 배급을 통해 시장기능을 억제함으로써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 차별이 지방 주민을 잠재적 저항세력으로 만들어 체제의 근간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