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정책검증 ②> '생활안전망' 두고 나경원 '선택적' 박원순 '전면적' 대조

2011-10-11 17:55

(아주경제 김유경·박재홍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야권통합 박원순 후보 간 공약 대결이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이번 보선의 단초가 된 무상급식을 비롯해 일자리 창출, 치안 등의 생활 안전망 구축을 두고는 방향성에서 큰 차별화를 두고 있다.

나 후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유지를 계승해 여전히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박 후보는 모든 서울시민이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

또 일자리 창출을 두고서도 나 후보는 노인계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에 비해 박 후보는 청년층 등 부가가치 창출 세대에 집중하는 등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 "교육인프라 확충" vs "교육기회 확대"

무상급식 문제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게 만든 원인인 만큼 양 후보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나 후보는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대신 교육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나섰고, 박 후보는 무상급식을 전면에 내걸고 교육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주민투표를 추진했을 당시 "전면 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던 나 후보는 대신 학부모들이 자녀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는 '맹모안심지교 프로젝트' 정책을 통해 교육인프라 확충 등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나 후보는 학교별 시설편차가 있는 체육관·도서관·수영장 등 교육인프라 개선에 1조원을 투자하고, 초등학교 등하교 길에 주요 노선별로 안전도우미가 함께하는 워킹스쿨버스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위해 전문 강사를 지원하고 다목적 체육관이나 야간조명 설치 등 환경개선에도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교 안팎의 통학로에 CCTV와 비상호출 벨을 설치해 학교 폭력과 학교 밖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스쿨존의 안전시설 강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 후보는 2014년까지 서울의 95만 초·중등학생에게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공약으로 내거는 등 시민들의 교육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데 중점을 뒀다.

아울러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한 권역별 친환경급식통합지원센터(로컬푸드)를 설치하고 학부모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박 후보는 또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의 일환으로 '서울시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을 추진하는 한편, 금융기관과 서울시가 이자를 일부 부담하는 '희망학자금통장'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

대학생 주거를 위해 다가구·다세대 매입주택과 대학내 기숙사 건립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희망하우징사업'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공립형 혁신학교를 확대지원해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강남과 강북의 차등없는 학교시설 및 교육환경 개선에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 일자리 창출, '전략'과 '보편'의 승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문제를 두고도 두 후보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나경원 후보는 보수층의 표심을 의식해 노인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는 반면, 박원순 후보는 청년 지지층의 호응을 이끌기 위해 신규 일자리 창출과 벤처 확대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우선 나 후보는 노년층의 당당한 노후와 활기찬 노년을 위해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생활밀착형 소규모 노인 복지센터 18개소 확충 △치매노인 및 가족을 위한 주거ㆍ생활 밀착형 데이케어센터 300개소 확대 △보육돌보미ㆍ안심통학도우미 등 어르신 맞춤형 일자리 3만5000개 제공 △경로당 냉방비 지원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이에 비해 박원순 후보는 창조적 청년 벤처기업을 1만개 육성하고 사회투자기금을 조성해 공공부분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며, 서울시 및 산하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고용불안을 해소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또 기존의 어린이보호구역 이외에 학원과 공원 등 아이들이 자주 가는 지역을 '아마존'(아이들이 마음껏 다닐 수 있는 공간)을 지정하고 맞벌이 부부를 위한 '직장맘지원센터'를 설치해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비영리단체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 복지확대, 재정건전성 괜찮나

두 후보의 복지 확대 계획은 서울시의 재정건전성 쟁점화에도 단초가 됐다. 오세훈 전 시장이 무상급식 반대의 이유로 재정건전성을 내걸었고, 토건사업 확대로 서울시 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박원순 후보는 서울시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임기 동안 매년 10%씩 총 7조원의 부채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의 평균 재정규모(19조9000억원) 중 사업비의 5%를 조정하면 연간 1조원의 재원 확보가 가능하고, 전시성 토건사업의 중단 및 사업조정, 탈루세수 환수 등 세수 수입원 발굴과 세출구조개혁을 통해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나 후보도 오 전임 시장 재임 기간 늘어난 서울시 부채를 오는 2014년가지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알뜰시정' 구상을 내놨다. 시정 방향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염두에 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