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 선수들 골프규칙 공부 더 해야합니다”
2011-10-09 16:10
이 학 원아시아투어 경기위원장, “세계 정상 된 한국골프 대견”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우리 선수들 골프규칙 지식이 얕아요. 규칙을 잘 몰라 피해를 보는 선수를 보면 안타깝지요.”
아시아권 선수들이 출전하는 골프대회에 가면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작달막한 키에 항상 무전기를 들고다니는 이학 원아시아투어 경기위원장이 그다.
이 위원장은 우정힐스CC에서 열린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에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회는 원아시아투어의 하나다. 그는 대한골프협회 경기위원, 한국프로골프협회 경기위원장, 그리고 지난해까지 아시안투어 경기위원장을 지내다가 올해 원아시아투어 경기 운영을 맡고 있다.
코스 이곳저곳을 왕래하던 그는 기자와 만나 “한국골퍼들의 기량은 세계 정상급이 됐지만, 규칙 숙지도는 아직 낮다”며 “좀더 체계적으로 규칙 교육을 시켜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US여자오픈 챔피언 유소연의 페널티, 미국LPGA투어에서 26승을 올린 박세리의 실격, 그리고 케빈 나의 ‘헛 스윙 논란’을 염두에 둔 말인 듯했다.
선수 출신이 아닌 그가 경기위원이 된 것은 규칙에 박식하고, 영어를 잘 구사하기 때문이었다. 1995년 중문CC에서 열린 ‘조니워커 스킨스게임’ 때 일화는 유명하다. 그레그 노먼, 데이비드 프로스트, 비제이 싱, 박남신 등 4명이 출전해 스킨스게임을 했다. 당시 그는 경기위원장이었다. 한 홀에서 노먼의 볼이 나무 뒤에 멈췄다. 지주목이 스윙하는 데는 방해되지 않았으나 플레이선에 놓여있었다. 노먼은 이 위원장을 시험해보려고 그랬는지 “구제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위원장은 “구제 못받는다”고 잘라말했다. 이 경우 구제받지 못한다. 노먼은 ‘골프 후진국’ 위원장의 해석이 맘에 안들었는지 다시 이 위원장에게 “골퍼가 그린에서 한 손으로 깃대를 잡고 다른 한손으로 퍼트를 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위원장은 “그래도 되지만 퍼트한 볼이 깃대에 맞으면 2벌타”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 뒤로는 노먼이 시비를 걸지 않았다.
노먼은 다음달 호주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단장이다. 이 대회에는 처음으로 한국선수 3명(최경주 양용은 김경태)이 출전한다. 이 위원장은 “한국골프도 많이 발전했다. 일본골프투어를 우리선수들이 휩쓸지 않느냐. 격세지감이다.”라고 대견스러워했다.
골프규칙은 4년마다 수정 보완된다. 올해말이 그 시점이고 2012년부터 새 규칙이 적용된다. 그는 “논란이 많은 롱퍼터에 대해 어떤 언질을 듣지 못했다. 좀 더 기다려봐야 개정될 내용의 윤곽을 알 수 있을 것같다”고 귀띔했다. /천안= ks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