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中, 존경받으려면 투명성 필수”
2011-10-09 10:30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중국이 세계의 존경을 받으려면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달라이 라마는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스몬드 투투 주교와 가진 화상 대화에서 중국이 세계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중국은 세계의 존경과 신뢰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투명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3억 중국인들은 진실을 알 권리를 가져야만 한다”며 “중국인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검열은 부도덕하다”고 강조했다.
달라이 라마는 또 중국의 “공산주의 전체주의 체제” 하에 불행하게도 위선과 거짓말이 삶의 일부가 됐다면서 “진실하고 정직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일부 중국 당국자들은 나를 악마로 묘사하는데, 처음엔 마음이 상했지만 지금은 그저 웃어 넘길 따름”이라며 “‘그래, 나는 뿔이 달렸다’고 말하곤 한다”고 농담했다.
남아공 웨스턴 케이프 대학에서 공개된 이번 화상 대화는 이날 투투 주교의 80회 생일을 맞아 달라이 라마가 남아공에서 행하려던 특별연설을 대신해 이뤄졌다.
달라이 라마는 투투 주교의 초청으로 남아공을 방문하려했지만 최대 교역상대인 중국과의 관계악화를 우려한 남아공 정부가 비자발급을 거부함에 따라 입국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투투 주교에게 10년 후 90번째 생일때도 초대장을 보내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그때 우리는 당신의 정부를 테스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넬슨 만델라, 타보 음베키 전 대통령 시절인 1996년과 1999년, 2004년에 각각 남아공을 방문했으나 현 주마 정권이 들어선 2009년엔 입국 비자가 나오지 않아 방문하지 못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