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고환율·시황폭락으로 ‘이중고’
2011-10-09 15:00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고환율과 시황 폭락으로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당초 하반기는 해외 신증설 둔화로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의 긴축 여파에 따른 악영향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기초유분인 에틸렌은 지난달 30일 기준 t당 107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최저가를 기록한 것이다. 프로필렌도 1266달러를 기록해 연초 1242달러의 최저가에 근접했다. 제품 가격도 폭락세는 마찬가지다. 에틸렌 등 기초유분과 제품가격 사이의 마진은 대부분 적자를 보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환율급등으로 원유 수입가격이 인상되면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내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나프타 가격은 t당 903달러로 에틸렌 가격과의 차이는 168달러에 불과했다. 통상 300달러가 넘어야 이익이 남는 것을 감안할 때, 지금은 만들수록 적자가 쌓이게 되는 상황이다. 석유화학업종은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이 오르면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이처럼 제품 시황이 폭락하는 가운데 원자재가격이 내리지 않는다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시황이 폭락한 주된 원인은 중국의 재정긴축이 글로벌 재정위기 영향으로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춘절 기간까지 겹치며 하락폭을 더욱 키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성수기로, 겨울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는 게 정상적”이라며 “시황 폭락세는 예상을 크게 빗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유럽시장이 불안하다보니 크리스마스 등 대목에 전방산업의 수요가 과연 회복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제기되는 것 같다”며 “예전엔 중국 춘절을 앞두고도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적다. 거래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석유화학 대기업들은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 절감과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을 통해 이 같은 시장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연초 예상했던 환율과 차이나는 것에 대한 리스크를 측정해 대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시황에 대한 대책은 범용 제품보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