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부스 “헌책은 인류의 지성과 지식 대변”
"새 책은 저자의 국가나 지역경제를 발전시키지만 헌책은 세계를 오가며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영국의 세계적 책마을 ‘헤이온와이' 창시자인 리처드 부스는 최근 경기도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린 책축제 ‘파주북소리 2011’ 행사에 참석, 특별강연을 통해 “헌책은 방대한 양의 지식을 독자에게 제공하며 지식의 선순환 구조를 만을어낸다”며 이같이 밝혔다.
'헤이온와이'는 영국 중부 잉글랜드와 웨일스 접경에 있는 인구 1천400여명의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는 40여곳 헌책방이 들어서 연간 5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100만권 이상 헌책이 팔린다.
리처드 부스는 “아버지가 군인으로 어린시절 이사를 자주 해 여가의 대부분을 독서로 보냈다”며 “이사를 할 때마다 아버지가 방을 헌책으로 가득 채워주셨다”며 평생 헌책에 열정을 쏟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전자책 등 출판문화의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헌책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전자책이나 아이패드는 많은 사람이 사용하지만 깊이 있는 지식의 장으로선 부족하다”며 “책이란 원래 인간이 보고 들은 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고안된 것인 반면 TV나 휴대전화 등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정보를 생산한다. 자극적인 선전문구, 부도덕한 광고가 넘쳐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를 여행할 때마다 헌책방을 찾는다. 줄어들긴 했지만 헌책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도 헌책방을 살리고 확대하는데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리처드 부스는 대학을 졸업하고 1962년 평범한 시골마을 헤이온와이에 헌책방을 열어 세계적인 책마을로 변모시킨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파주북소리조직위원회 초청으로 방한했으며 파주출판도시와 한국을 둘러본 뒤 10일 영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