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유사석유 폭발, 가스도 안전지대 아니다

2011-10-03 11:00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최근 경기 수원과 화성에서 잇따라 발생한 불법 유사석유 주유소 폭발사고로 자동차연료에 대한 안전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당국의 인력부족과 법령미비로 인해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이, 불법 유사석유를 취급하는 일부 주유소 때문에 인근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정부는 '사후약방문' 식으로 석유관련법령을 강화해 한번만 적발되더라도 폐업 등의 강도높은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뿐만 아니라 LPG(액화석유가스)도 시료비율을 속여 판매 하다 적발되는 곳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LPG는 폭발력이 강해 오히려 더 큰 주의가 필요하지만, 석유차량보다 운행대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계획된 차량용 LPG 품질검사계획(2316개소, 업소수 기준) 대비 검사실적률은 의무검사(103개소)와 수시검사(1381개소)를 합해 64%(1484개소)로 파악됐다. LPG 비율을 속여 판매하다 적발된 충전소가 수시검사에서만 13개소로 0.9%의 비정상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최근 장애인용 LPG 중고차량을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했다. 업계는 LPG연료차량이 증가할수록 불법 LPG 판매사례도 비례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탄가스의 함유량이 높은 차량용 LPG 연료는 겨울철에 연료가 얼어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게 된다. 이같은 현상을 방지하려면 부탄보다 탄소함유량이 높은 프로판 가스의 함유량을 높여야 하는 데 가격이 비싸다. 불법 LPG판매업자들은 이같은 점을 악용해 마진을 챙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법행위를 잡아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유사석유 판매 주유소의 경우 현장점검 등을 통해 이중탱크 등 불법시설물들을 포착할 수 있지만, 리모콘조작 등으로 주유량을 속이는 악의적 사례도 많이 적발되고 있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심지어 현장점검에 반발하는 업자들이 검사차량용 번호판을 식별하는 등 지능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조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사당국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등 보다 강력한 단속체제가 요구되고 있지만, 소방방재청과 경찰 등 기관별로 대응권한이 나뉘어 있어 신속한 대응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비노출검사시험차량, 전파탐지기, 산업용 내시경 등 첨단장비를 활용해 유사석유 단속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아울러 처벌규정도 강화해 유사석유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