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섕크 나오면 우승하더라고요”

2011-09-16 11:15
페덱스컵 1위 웹 심슨,BMW챔피언십 첫날 악성 섕크 내고도 2위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섕크요? 우승 조짐 아닌가요?”

섕크(shank:친 볼이 클럽헤드의 호젤 부분에 맞고 오른쪽으로 휙 날아가는 악성 샷)를 내고도 언짢아하지 않은 골퍼가 있다. 최근 잘 나가는 웹 심슨(미국)이다.

심슨은 16일(한국시간) 열린 미국PGA투어 플레이오프 3차전 BMW챔피언십 첫 날 18번홀(파4)에서 어이없는 샷을 해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들을 웃겼다. 드라이버샷을 잘 쳐서 홀까지 169야드가 남았다. 딱 8번아이언 거리였다.

그러나 어프로치샷은 목표라인에서 45도 우측으로 날아가더니 그린옆 ‘하스피탤리티 에어리어’(고객 접대를 위해 설치한 간이 관람석)까지 날아갔다. 심슨은 어이가 없디는듯 웃었다.

무벌타 드롭을 하고 나니, 홀까지는 69야드가 남았다. 심슨은 세번째 샷을 홀옆 3m에 떨어뜨린 후 파퍼트를 성공했다. 한 달 전 윈덤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올리고, 2주전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우승을 한 상승세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굿 리커버리’였다.

심슨은 “최근 임팩트 존에서 힙 동작이 여의치 않다. 그래서 연습할 때에도 이틀에 한 번꼴로 섕크가 났다. 오늘도 클럽이 몸보다 늦게 따라내려오면서 페이스가 열렸고, 그러다보니 클럽헤드의 힐쪽에 볼이 맞아 섕크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샷을 ‘악성(cold) 섕크’라고 불렀다.

심슨은 첫 승을 거뒀던 윈덤챔피언십에서도 섕크를 낸 적이 있다. 그러고도 우승컵을 안았다. 그래서 그런가. 그는 “내가 직전 섕크를 냈을 때 우승했다”며 은근히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한 외신은 ‘심슨의 섕크는 우승의 전조’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페덱스컵 랭킹 1위 심슨은 이 실수에도 불구하고 6언더파 65타를 쳐 선두와 2타차의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최경주(41·SK텔레콤)보다 2타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