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녹색성장에서 길을 찾다> 현대차식 친환경 자원순환형 그룹

2011-09-13 15:52
제철-자동차-건설 그룹 3대축 '순환'… 재계 판도도 '흔들'

올 4월 공개한 현대차그룹 새 CI.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현대차그룹은 올 3월 ‘Together for a better future’라는 구호를 내건 ‘비전 2020’을 내걸었다. 아울러 그룹의 새 CI도 공개했다. 올 초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그룹 계열사로 편입시키며 이를 아우르는 큰 밑그림을 새로 그려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인간존중 및 환경친화적 경영을 실천해 최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은 ‘비전 2020’의 핵심은 현대차그룹 특유의 ‘친환경 자원순환형 그룹’의 완성이다. 그룹 핵심인 자동차와 더불어 철강과 건설을 유기적으로 연결, 그룹 운영 효율화는 물론 친환경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

실제 50개 계열사, 총자산 126조원, 임직원수 18만4000명에 이르는 현대차그룹은 그룹은 그룹 내에서 자원이 순환하는 독특한 형태를 지닌다.

현대제철이 고로 제철소에서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면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가공하고, 현대ㆍ기아차가 이 원재료를 바탕으로 자동차를 생산한다. 또 폐기된 자동차는 고철이 돼 다시 현대제철의 전기로 제철소에서 건설용 철강재로 변모, 현대건설에서 소비된다. 이로써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현대ㆍ기아차-현대제철-현대건설로 자원이 순환하게 된다.

지난 2009년 완공한 현대제철의 밀폐 돔형 원료처리시설. 철광석 등 원료에서 나오는 분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시설이다.
또 자동차-철강-건설 등 핵심 사업부문별로 각각 ‘자동차에서 삶의 동반자로(Lifetime partner in automobiles and beyond)’, ‘새로운 철강 시대의 리더(Leading the new era of steel)’, ‘함께 내일을 짓는 기업(We build tomorrow)’이라는 각각의 비전 슬로건을 통해 동반성장 및 친환경 성장을 추구한다.

각 부문별로 보면 친환경차를 개발하고(자동차), 친환경 제철소를 짓고(철강), 글로벌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으로써 친환경 자원 개발에 나서는 게(건설) 각 부문의 핵심 목표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에 순이익 부문에서 처음으로 삼성그룹을 앞서는 등 급성장 일로를 걷고 있다. 매출액은 93조1501억원으로 삼성그룹(109조원)을 15조원 차이로 따라붙었고, 6조6335억원의 영업익 역시 2189억원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이 결과 현대차 계열 7개 상장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9조1679억 원으로 삼성 계열 11개 상장사의 순이익 8조1036억 원보다 1조643억 원이 많았다. 사실상 올해 처음 발족한 ‘현대차식 친환경 자원순환형 그룹’이 힘을 받을 경우 재계 판도를 뒤흔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상당수 전문가들 역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