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주기만 했던 '바보' 김태원…그를 말하다
2011-09-05 17:12
보내주기만 했던 '바보' 김태원…그를 말하다
▲김태원 [사진=부활엔터테인먼트] |
김태원이 뮤지션이자 후배를 보듬는 '스승'으로 가장 큰 정점을 찍은 것은 바로 얼마 전 종영한 MBC '위대한 탄생'의 멘토로 나서면서부터였다.
■위대한 탄생의 진정한 위대한 탄생은 김태원이었다!
"난 장사치가 아니다. 제자가 더 좋은 조건으로 더 넓은 세상에서 좋은 조건으로 성장할 기회 주고 싶어" MBC TV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에서 김태원이 자신의 제자이자 프로그램 우승자 백청강과 결별하면서 남긴 말이다. 앞서 종영된 '위탄'에서 김태원의 제자는 백청강 손진영 이태권으로 그는 당시 제자들을 위해 매 회 생방송 미션마다 그들이 가장 잘 어울리는 목소리에 맞는 곡을 조언해주며 편곡에 대한 방향성도 잊지 않았다. 백청강과 이태권은 파이널 무대에서 맞붙었으며, 손진영은 매주 심사위원들의 독설에도 불구 TOP4까지 들며 '불사조'로 불렸다. 오디션이 아니었으면 또 스승 김태원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던 일들.
▲김태원과 제자들 이태권-백청강-손진영 [사진=MBC] |
어쨌든 김태원은 제자가 선택한 길에 대해 진심 어린 축복을 해주며 대인배 모습을 비췄다. 김태원은 '위대한 탄생'을 통해 김태원의 리더쉽을 보여줬고 그런 그의 내공이 그룹 '부활'을 오늘날까지 이끌어온 원동력이 되었다는 건은 주지의 사실이다.
■'부활'은 김태원에게 부활 그 자체!
'부활'이란 이름처럼 부활은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대마초 복용, 구속, 보컬 탈퇴, 불의의 사고, 팀 내 불화 등 여러 가지 악재를 맞았지만 오뚜기처림 일어나며 오랜 세월 동안 좋은 음악을 들려줬다. 그동안 김종서, 이승철, 고(故) 김재기, 김재희, 박완규, 김기열, 이성욱, 정단, 그리고 지금의 정동하까지 총 9명의 멤버들이 부활의 보컬리스트로 활약하고 또한 활약 중이다.
부활은 지난 1985년 디엔드(The End)라는 이름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가 세상에 선을 보였다. 김종서가 음악적 견해로 탈퇴, 이승철이 들어오면서 '부활'로 개명한 이들은 1986년 1집 타이틀곡 '희야'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로 화려하게 데뷔해 30만 장 이상의 음반판매량을 기록하며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리더였던 김태원은 이듬해 대마초 흡입으로 3개월간 옥고를 치르며 2집 앨범활동에 실패했다. 이어 보컬 이승철은 팀을 탈퇴하면서 1989년 첫 솔로 앨범을 '마지막 콘서트'로 크게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김태원 [사진=부활엔터테인먼트] |
박완규는 파워풀한 고음과 폭풍 성량, 무대 위 넘쳐나는 카리스마로 이후 솔로로 낸 앨범 '천년의 사랑'까지 히트시키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이후 한동안 침체기에 빠져 있던 부활에게 이승철로부터 결합 제의가 들어오고 14년 만인 2002년 다시 재회해 '네버 엔딩 스토리'란 주옥같은 곡으로 다시 한 번 큰 인기를 얻게 된다. 그해 작곡상을 휩쓸며 평단과 대중의 호평의 받았고 그 이후 다시 김태원과 이승철은 서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또다시 이승철과 불화설을 겪은 김태원은 2010년 12월 김태원을 일대기를 다룬 KBS 드라마스페셜-연작시리즈 '락락락 (락Rock樂)'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이승철이 김태원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하면서 두 사람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특히 김태원과 이승철은 2003년 이후 처음 만남이어서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태원은 이날 "이승철씨에 관한 질문이 항상 따라다니는 데 친구지간이니까 싸울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1985, 86년도에 후미진 곳에서 만났고 그때 음악을 시작했었다. 사실 우리는 뭔가를 이뤄놓고 만난 적이 없다. 뭔가를 이뤄가며 만난다. 싸울 수도 있고 그런데 또 만나는 거다. 이렇게 좋게 만나는 것처럼"이라고 그간 불거졌던 불화설을 해명했다.
■김태원과 보컬들
▲김태원 [사진=부활엔터테인먼트] |
부활 오디션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남겼던 박완규는 아직도 김태원과 끈끈한 정을 과시한다. 특히 박완규는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에서 지휘하는 김태원을 서포트하며 그렇게 브라운관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박완규는 "7, 8년 가까이 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진 상황이었다. 가수를 그만두려고 마음먹을 정도로 힘들게 지내던 올 1월 김태원이 따뜻한 손길로 자신을 부활시켜줬다"고 말하며 김태원에 대한 고마움을 눈물로 절절이 표현한 적이 있다. 그는 2011년 공동작업 프로젝트인 '콜레보레이션 프로젝트 플러스 1'에 참여해 '비밀'의 보컬을 맡으며 재기의 발판을 노렸다. 이는 박완규의 음색과 능력을 아끼던 김태원의 부탁으로 이뤄졌다.
리더가 못 돼 팀을 탈퇴했다고 농담삼아 밝힌 김종서는 부활 김태원과 동갑내기로 20년간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사이. 그는 2009년 '부활 25주년 기념 전국투어 콘서트 서막:카운트다운 쇼!' 게스트에 참석했으며, 2009년 김태원과 의기투합해 환경을 주제로 한 디지털 음원 '별 이야기'를 발매했다. 김종서가 작곡과 편곡, 노래를 김태원이 작사를 맡았으며 밴드 부활이 연주했다. 2005년부터 부활 10집부터 합류해 현재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 정동하는 부활 보컬로서 가장 오래 함께한 멤버이기도 하다. 정동하는 부활 오디션에서 김태원의 눈에 단번에 들었던 사람이다. 김태원은 "정동하의 노래를 듣자마자 반했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그를 아끼고 있으며 정동하의 보컬에 최적화된 곡들을 만들어내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부활 [사진=부활엔터테인먼트] |
■김태원의 '소통' 리더십
앞서 얘기했듯이 부활이 지금까지 오랜 세월 명맥을 유지한 것도 '위대한 탄생'에서 멘토 역할을 훌륭히 할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리더의 자질 중 하나인 '소통리더십'을 김태원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공자가 제자들에게 설파한 '소통리더십'은 첫째, 눈높이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강조했고 둘째는 위기 시 빛나는 휴머니즘 커뮤니케이션, 셋째는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을 강조했다. 공자는 위기일수록 진심이 나타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기본 맥락 안에 제자들의 문제점을 파악하면서도 제자들과 대화할 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의견을 듣고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원은 이런 '소통리더십'과 일맥상통한다.
손진영이 심사위원의 혹평을 받고 점수가 제일 낮음에도 꾸준히 생방송 무대에 진출하면서 일부 네티즌들의 '싸늘한' 시선으로 심적 고생을 했을 때마다 김태원에게 상담했다고 한다. 손진영은 당시를 회상하며 "선생님 마음이 점점 약해집니다"라고 하면 김태원은 "나도 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참아라. 네가 지금 쓰러지면 안 된다. 고독한 외로움 싸움을 끝까지 싸워내기 바란다. 그럼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사람이 된다"는 조언을 가슴 속 깊이 새겨듣고 손진영은 그때마다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김태원 KBS 2TV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 지휘 [사진=KBS] |
40명의 단원과 남자의 자격 7명 총 47명의 청춘합창단은 지난 8월 27일 서울 군자동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린 2011 KBS 전국민합창대회 서울 지역 예선에 참가해 당당히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청춘합창단은 오는 24일 본선 무대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와 아이돌곡 메들리를 부르게 된다. 김태원식 리더십이 어떤 아름다운 결실을 만들지 자못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