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한나라당 정몽준 전 범현대가 오너들의 50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해 설립하는 장학재단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6일 범현대가 사장단은 정 전 대표와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사회복지재단인 ‘아산나눔재단’의 설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재단 설립 기금 5000억원 중 정 전 대표가 약 2000억원 정도를 기부하며 이는 자신의 현대중공업 지분과 현금을 통해 내 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최근 복지 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정 전 대표의 이같은 사재출연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는 정 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가 독주하고 있는 여권의 대권 레이스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번에 정 전 대표가 출연하는 2000억원은 자신이 가진 현대중공업의 주식 10.8%(시가 2조9000억원)의 10% 가량이다.
　
　우선 정치권은 정 전 대표의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나 대권행보를 노린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경계심도 나타났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정 전 대표가)고맙고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친박계인 유승민 최고위원 역시 “재산이 많은 정 전 대표가 사회를 위해 거액을 출연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또 다른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경기지사 측에서도 “여러 가지 해석을 달 필요가 없는 훌륭한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다만 이번 일이 차기 대권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감안해 친박계에서는 경계의 분위기가 나타나기도 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재단 설립으로 대권구도까지 연결된다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며 “정 전 대표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추진한 일이라면 이는 비판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전 대표 측은 이번 일은 대권행보와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를 맞은 지난 3월부터 범현대가의 사재출연이 검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 전 대표도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안타까워했으며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이야기해왔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예정된 재단 설립 발표 기자회견에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