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431㎜…서울 100년만에 최대 '물폭탄'

2011-07-28 07:55
중부지방 곳곳 물에 잠기고 사상자 속출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서울지역에 100년만에 최대치인 폭우가 내리면서 서울 전체가 물난리에 빠졌다.

서울에서는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 산사태가 발생해 5명이 사망했고, 사당역과 강남역, 신도림역 인근 지역, 양재천 인근 저지대 등 한강 이남 지역 대부분이 침수됐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 경기도에서는 주택 710여 채가 물에 잠겼고, 안양천과 포천천 주변 주차장에도 물이 차 차량 100여 대가 침수됐다. 춘천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폭우로 현재까지 전국에서 숨진 사람은 모두 19명, 실종된 사람은 6명에 이른다.

서울시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 현재 서울에 내린 강수량은 431㎜에 이른다. 27일에는 260㎜, 전날인 26일171㎜로 이틀간 내린 비의 양은 100년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할 규모다.

특히 관악구의 경우 27일 오전7시 31분에서 8시 30분 사이에 시간당 110.5㎜의 많은 비가 일시적으로 내려 대규모 침수피해가 발생했던 2001년과 2010년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시간당 110.5㎜는 100년래 최대치인 강수량으로, 주택침수 9만4375동, 재산피해 439억6100만원 등의 피해를 입은 2001년도 시간당 최대 강우량 90.0㎜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이틀간 내린 국지성 집중호우로 서울 전역에 신고접수된 침수피해는 199건, 시설물 피해는 우면산 산사태, 남태령 고개 산사태 등 10여건에 이른다. 이밖에도 산악구조 10건, 수난구조 5건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급류 실조신고가 3건 접수됐다.

또 오후 1시45분 현재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내부순환, 동부간선 북부구간 등이 통제되고 있다. 증산 지하차도와 동부간선도로 성동교-월계1교 구간, 월릉교 서울방향 입구, 양재천 하부도로 영동1교-KT 앞 구간도 침수돼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이러한 집중폭우는 한반도 동쪽으로 차가운 공기가 머물고, 대기하층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계속해서 유입되면서 대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서 발생했다.

이번 강우는 보통의 경우처럼 서해안에서 형성된 구름이 서울지역으로 이동해 오는 것이 아니라, 대기불안정에 따라 서울지역 내에서 비구름대가 계속해서 형성돼 국지성 집중호우를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2일부터 현재까지 서울에는 총 1127.5㎜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평년 강수량 485.1㎜의 232%에 이르는 강우이며, 강우형태도 서울시 자치구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이번 강우가 처음 시작된 26일 오후에는 동대문지역을 중심으로 17시 41분부터 1시간 동안 69.0㎜의 폭우가 쏟아졌고, 27일 새벽에는 송파지역을 중심으로 03시 21분부터 1시간 동안 70.5㎜의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관악지역을 중심으로 1시간당 110.5㎜의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한 8시께는 서울 남쪽지역으로 강우가 집중된 반면 강북지역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강수량을 기록해 노원지역의 경우 같은 시간동안에 시간당 5.5㎜의 비가 내렸다.

기록적인 폭우로 팔당댐 방류량은 이날 오전 10시 현재 초당 1만5830톤의 엄청난 물을 방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