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사상 최악 테러…사망자 100명 달해

2011-07-24 14:48
집권당 청소년 여름캠프, 정부 청사 노려 <br/>30대 용의자 체포…극우주의 경계 목소리<br/>노르웨이 "국제테러조직 연계여부도 조사"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노르웨이 정부 청사와 집권 노동당 행사장 등지에서 지난 22일 오후(현지시간) 연쇄 테러가 발생해 최소 92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용의자는 32세의 노르웨이 출신 남성으로 그가 극우 민족주의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극우적 이념에 대한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망자는 대부분 13~18세의 청소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제사회는 테러행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연쇄테러 사망자수 최대 98명"
노르웨이 현지 경찰은 23일 정부청사와 노동당 청년 캠프 행사장에서 이날 오후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연쇄 테러 사망자가 최악에는 98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AP에 따르면 스베이눙 스폰헤임 경찰서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아직 실종자 4~5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까지 현지 경찰이 공식 발표한 사망자 수는 오슬로 인근 우토야섬에서 발생한 청소년 캠프 총기테러 85명, 오슬로 정부청사 폭탄테러 7명 등 모두 92명이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13~18세의 청소년들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가 두 사건에 모두 연루돼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용의자인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32)은 노르웨이 태생 남성으로 범행 일부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 "잔혹했지만 필요했다"
브레이빅의 변호인 게이르 리페스타는 이날 현지 방송을 통해 브레이빅이 자신의 행위가 잔혹했다면서도 필요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현지 통신사인 NTB 등에 따르면 브레이빅은 범행 전에 1500쪽에 달하는 성명서를 남겼다. 성명서에는 이번 테러가 2009년 가을부터 계획된 정황과, 다문화주의와 이슬람 이민자에 대한 비판과 폭발물 입수 경위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이빅은 25일 구속여부를 결정할 법정에 출두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브레이빅은 노르웨이 테러법에 따라 최장 21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한편, 노르웨이 정부는 해외 정보기관과의 공조 하에 국제 테러세력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총리는 "우리는 다른 국가들의 정보 기관과 접촉하고 있다"며 "몇 갈래의 조사 가운데 일부는 국제 테러 조직과의 연계 여부"라고 말했다.

◇美ㆍUN 등 국제사회 일제히 비판
유엔(UN)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번 테러행위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을 통해 "충격을 금치 못한다"면서 노르웨이 정부와 피해자 가족들에 위로를 표하고 테러 행위를 강력히 규탄했다.

노르웨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ㆍ리비아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극악무도한" 테러에 동맹국들이 함께 맞설 것을 약속했다.

서방국들은 일제히 테러범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노르웨이 정부에 협조를 다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노르웨이에 조의를 표하고, 테러 사건 수사에 협조할 것을 다짐하면서 국제사회에 테러에 맞서 함께 싸우자고 요청했다.

테러의 범인이 극우 민족주의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극우적 이념에 대한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아직 범행의 배경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증오, 외국인에 대한 증오가 범행 동기"라면서 "증오는 우리 공동의 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