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값 30개월만에 20% 상승

2011-06-21 07:23

지방의 아파트 가격이 2년 반만에 거의 20% 오른 반면 서울과 수도권은 오히려 약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민은행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전국 6대 광역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19.7로 집계됐다.

이 지수의 기준치(100.0)가 2008년 12월15일 당시 아파트 매매가격이라는 점에서 지방 광역시의 아파트 매매가는 30개월만에 20% 가까이 올랐다고 볼 수 있다.

도시별로는 부산이 142.6으로 가장 크게 올랐고 대전(129.2), 광주(118.7), 울산(115.3), 대구(108.1), 인천(96.1)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인 인천을 제외하면 나머지 5개 지방 광역시의 상승폭은 평균적으로 20%를 넘어선 셈이다.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등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8개도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121.7로 지방 광역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서울, 인천, 경기를 합친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8.6으로 2008년 말보다 뒷걸음질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은 100.7로 거의 제자리 걸음을 했고 인천과 경기(97.6)는 가격이 2년 6개월 전에 비해 더 떨어졌다.

침체에 빠진 수도권 부동산 시장과 달리 지방이 유독 활황세를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공급 부족이 더 심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방 16만805가구, 수도권 20만9천927가구로 지방 물량이 크게 모자랐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지방은 2007년 말부터 공급이 확 줄었는데 공사를 마치고 입주할 때가 된 올해부터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매력 대비 지방 집값이 너무 내려갔다는 점도 최근 가격 상승의 이유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과 대전 등 개발호재가 생긴 지방 대도시가 주변으로 ‘부동산 훈풍’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부산은 장기간 공급부족과 거가대교 개통에 따른 외지 수요 유입, 재개발 사업 지연에 따른 슬럼화로 기존 주택의 수요가 증가했고 대전·충남도 과학벨트와 세종시로 시장 상황이 좋다”며 “해운대에서 시작된 지방 시장 상승세가 저평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