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빈부차이’ 2년만에 최저치

2011-06-15 07:14

최근 1년간 전국 상위 20%에 해당하는 고가 아파트는 값이 소폭 내린 반면 하위 20%의 저가 아파트 가격은 껑충 뛰어 고·저가 아파트간 가격 차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해 고가 아파트가 투자 대상으로서 매력을 잃은 한편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저가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했다.

15일 국민은행이 전국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해 평균 가격을 분석한 ‘5분위 주택가격’ 자료에 따르면 상위 20% 주택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5월 기준) 5억2천980만원에서 올해 5억2천269만원으로 1.3% 감소했다.

반면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하위 20%의 5월 평균 매매가격은 8천270만원으로 지난해 6천617만원에 비해 25%(1천653만원) 상승했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간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6.3으로 지난 2009년 1월 이후 최저치였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평균 주택가격을 하위 20% 평균가로 나눈 값으로 고.저가 아파트 간 격차가 심할수록 커진다.

부동산 리서치전문업체 리얼투데이는 상위 20% 아파트 매매가격은 15개월 연속 하락했으나 하위 20%는 27개월째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의 5분위 배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1로 동일했다.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가는 9억5천11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천582만원(1.7%) 올랐고 하위 20% 아파트 역시 지난해 2억2천702만원에서 3% 오른 2억3천386만원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서울 외 지역은 표본(주택) 수가 적어 따로 통계를 만들 수 없지만, 전국 5분위 배율이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비서울 지역에서 서민주택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도 “부산발 ‘부동산열풍’이 인근으로 확산되면서 지방의 소형주택 가격이 대폭 올랐다”면서 “집값의 빈부격차는 줄었지만 서민의 내집마련은 더 어려워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침체로 아파트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비싼 집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반면 전세난에 쫓겨 중소형 주택 매입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늘면서 아파트간 격차를 좁히는 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