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식당 주차장 내 음주운전 면허 취소는 부당”
2011-06-20 14:01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음식점 주차장에서 음주 운전했다는 이유로 면허를 취소당한 화물차 우유도매상이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란)의 도움으로 면허를 회복, 생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20일 권익위에 따르면, 화물차 우유도매상 A씨는 지난 4월 음식점에서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기사를 불렀다.
그러나 대리기사가 ‘음식점 주차장이 복잡해 차를 빼기 어렵다’고 해 A씨가 직접 차를 빼다가 옆에 주차된 다른 차주와 시비가 생겼고, 이에 출동한 경찰이 A씨의 음주운전을 이유로 운전면허를 취소했다.
당시 경찰은 면허를 취소하면서 “A씨가 운전한 장소가 음식점 부설주차장이긴 하지만, 차단기와 주차 관리인이 없고 불특정 다수가 통행할 수 있어 도로성이 인정된다”며 특히 “음주운전 근절의 공익적 목적을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자 A씨는 ‘면허취소는 부당하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해당 장소가 ‘주차장법’에 따라 주차구획선이 그려져 관리되는 부설주차장에 해당하고 △출입구 외 3면이 폐쇄돼 통행에 사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그리고 △차단시설이나 별도 관리인이 없어도 음식점 관계자가 자발적으로 주차장을 관리하고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나 차량 통행로로 공개 사용되는 곳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도로성이 인정되지 않는 만큼 면허 취소는 위법·부당하니 시정하라”고 경찰에 시정조치를 권고했다.
그 결과, 해당 지방경찰청도 권익위 권고를 받아들여 A씨의 면허를 회복시켜줬다.
한편 권익위 관계자는 “과거엔 도로가 아닌 곳에서 음주·약물운전을 하거나 뺑소니운전을 할 경우 형사처벌과 운전면허 행정처분 대상에 둘 다 해당되지 않았으나, 지난 1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도로성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엔 운전면허 행정처분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엔 포함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