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당위업에 비춰진 중국 공산당
탄생과 진화 그리고 업적, 그리고 또다른 신화에 도전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홍색 블록버스터 '건당위업'이 15일 개봉한다.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은 3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미국과 영국이 산업혁명 당시 100년동안에 이룩한 성과를 실현했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중국 공산당에 높은 점수를 주겠다.” <미국 CNN 아시아 담당 수석기자>

“중국 공산당, 거대한 정치 기적을 일궈냈다.”<앙골라 통신>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앞두고 외부에서 각종 찬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영화를 앞세운 ‘홍색바람’이 중국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

올해 공산당 90주년을 기념해 개봉되는 영화만 무려 28편. 중국 공산당 창당 과정을 그린 홍색 블록버스터 ‘건당위업(建黨偉業)’을 비롯해 ‘추지백화(秋之白華)’ ‘상강북거(湘江北去)’ ‘선구자(先驅者)’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영화는 바로 건당위업이다. 이 영화에는 홍콩 액션스타 저우룬파(周潤發), 코미디 황제 자오번산(趙本山) 등 중화권 스타 108명이 총 동원됐다.

한싼핑(韓三平) 감독은 1911년 10월 신해혁명 발발 당시부터 1919년의 5.4 운동, 그리고 1921년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에서 제1회 전국대표대회를 통한 중국 공산당의 결성 과정 등 세 단계로 나누어 중국 공산당의 '위대한' 탄생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영화는 1910년대 당시 중국이 외세 침략과 청나라 왕실의 부패 속에서 혼란에 빠져있던 시기에서 시작된다.

1911년 10월10일 중국 후베이성 우창(武昌)에서 청 왕조 전제통치에 맞서 민중들이 무장 봉기를 일으킨다. 이를 도화선으로 신해혁명이 발발, 결국 청 왕조는 무너진다. 이후 1912년 1월 1일 쑨원(孫文)은 난징 정부를 수립하고 삼민(三民)주의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최초의 민주공화국인 중화민국 탄생을 선포한다.

그러나 중국의 근대화 과정은 또 다시 좌절을 겪는다. 베이양(北洋) 군벌의 위안스카이(袁世凱)가 청나라 황제를 퇴위시키는 조건으로 같은 해 2월 쑨원으로부터 대총통의 지위를 이양 받아 정식으로 대총통에 취임하지만 황제가 되려는 야심을 버리지 못한 것. 결국 위안스카이는 1915년 황제 체제로의 복귀를 꾀하고 스스로를 황제라 칭했다. 이로써 중국의 근대화 운동인 신해혁명의 성과는 물거품이 돼버린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중국 대학생이나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근대화 의식이 싹트기 시작하면서 5.4운동 발발의 기반을 마련해준다.

영화는 1917년 베이징 대학을 중심으로 일어난 문학 혁명을 조명하며, 천두슈(陳獨秀), 리다자오(李大釗) 등과 같은 혁명 청년들과 구훙밍(辜鴻銘) 등의 보수파 청년 간의 신구 문화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을 화면에 담는다.

이처럼 사회 곳곳에서 꿈틀대던 학생들의 혁명의식은 결국 1919년 5월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5.4운동으로 폭발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열린 파리 평화회의에서 산동성의 권익을 넘기라는 열강의 요구에 격분한 베이징 학생들이 외세 탄압과 봉건주의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벌인 것이다. 이 혁명은 중국 신민주주의 혁명의 서막을 열었으며, 공산주의 운동의 출발점이 된다.

신해혁명, 5.4운동을 거쳐 이제 영화는 마지막 ‘하이라이트’ 부분인 중국 공산당 성립을 향해 숨가쁘게 달린다.

5.4운동에 가담한 학생들 중심으로 공산주의 활동이 시작되고 베이징,상하이,우한,창사(長沙),지난(濟南),광저우(廣州) 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등지에서 중국 공산당 초기 조직이 산발적으로 설립되면서 창당 여건이 무르익는다.

드디어 1921년 7월23일 중국 상하이에 마오쩌둥(毛澤東) 등 13명의 대표가 모여 제1회 전국대표대회를 열어 중국 공산당의 탄생을 대외적으로 선포한다. 당시 참석한 대표 13명이 공산주의 혁명가 ‘인터내셔널가’를 함께 제창하며 영화 건당위업은 중국 공산당의 위대한 탄생 스토리를 마무리 한다.

이처럼 1921년 겨우 13명의 대표와 53명의 당원으로 시작한 중국 공산당은 지난 90년의 모진 세월을 거쳐 2011년 현재 8000만 명의 당원을 거느린 거대 세력으로 부상했다.

특히 중국 공산당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세계 역사에서 유례없는 경제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외환보유액 세계 1위, 자동차 시장 세계 1위,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 등 중국을 명실상부한 슈퍼파워 국가로 우뚝 세웠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2021년까지 중국 공산당이 또 어떤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나갈지 전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