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불법배팅' 김정겸 父 "모두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

2011-06-04 16:38
'승부조작·불법배팅' 김정겸 父 "모두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

▲ 전 포항스틸러스 선수 김정겸의 부친 김동명 씨의 사과문 [사진 = 포항 스틸러스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캡처]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선수 김정겸(34)이 불법 베팅 혐의로 팀에서 퇴출된 가운데 그의 부친이 팬들에게 대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정겸의 부친 김동명 씨는 지난 3일 포항 구단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 상에 '스틸러스 팬 여러분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김 씨는 "여러분들에게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김정겸의 아버지 김동명이라고 합니다"라고 자신을 밝힌 뒤 "포항 스틸러스 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뭐라고 여러분들에게 용서를 빌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모두가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이어 "그 동안 제 아들이 대한민국 최고명문구단 포항 스틸러스의 선수라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뻐해 왔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러한 참담한 일이 발생하게 되어 구단 및 포항팬 여러분들에게 죄를 짓게 되어 너무나 죄송스럽기 짝이 없습니다"라고 아들 김정겸에게 성원해 준 팬들을 향해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 언급했다.

한편 김정겸은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대전시티즌 선수 김바우(27)에게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 4월 6일 대전과의 리그컵(3-0 포항 승) 경기 스포츠토토에 1000만원을 걸어 배당금 2000만원을 받았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르면 현역 프로 선수는 스포츠토토를 절대 할 수 없다. 김정겸은 이를 위반한 것은 물론 차명을 써서 1인 베팅 한도액인 10만원을 100배나 초과한 1000만원을 베팅했다.

결국 김정겸은 지난 3일 승부조작·불법베팅 사건을 맡은 창원지검에 출두해 관련 조사를 받은 바 있고, 지난 1일 포항 구단의 자체 조사에서 모두 자백해 구단으로부터 선수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다음은 김정겸 전 포항스틸러스 선수 부친인 김동명 씨가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이다.


제목 : 스틸러스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포항 스틸러스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나는 여러분들에게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김정겸의 아버지 김동명이라고 합니다. 포항 스틸러스 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뭐라고 여러분들에게 용서를 빌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모두가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자식나이 35세. 얼마 안 있으면 은퇴할 나이인데 그 동안 쌓아 올린 모든 것이 한꺼번에 허물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순간의 잘못이 이렇게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게 되고 가족 모두에게 슬픔 그리고 팬 여러분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제 아들이 대한민국 최고명문구단 포항 스틸러스의 선수라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뻐해 왔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러한 참담한 일이 발생하게 되어 구단 및 포항팬 여러분들에게 죄를 짓게 되어 너무나 죄송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제가 스틸러스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들어오기 전 얼마나 망설였는지 모릅니다. 팬 여러분들께서 얼마나 분노의 글을 원망의 글을 올리셨을까 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러나 팬 여러분들께서는 질책보다는 응원과 격려의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나는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펑펑 쏟아냈습니다. 이렇게 고마운 팬 여러분들께 이렇게 추한모습을 보이게 되어서 너무 죄송스럽고 미안합니다.

이제 스틸야드에서 들려오는 함성과 제 자식이 질주하는 모습은 더 이상 못 보겠지요. 그렇지만 여러분들의 뜨거운 열정과 그 함성은 항상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팬 여러분 그리고 구단관계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