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컬럼]중국 금융긴축의 수혜자는 고금리 대부업자
2011-05-31 14:57
조용찬 중국 금융연구소 소장 |
-조용찬 중국금융연구소 소장
중국인민은행은 작년 이후 지준율을 11차례, 금리는 4차례 인상시켰고,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시중자금을 환수하고 있다. 9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긴축정책으로 시중에 돈 가뭄(钱荒)이 심해지면서 서민들은 물론 중소제조업체와 부동산개발업자(디벨로퍼)는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부도가 속출하고 있다.
로이터가 지난 주 조사한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 40%는 생산중단, 감산, 도산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중소기업의 평균 마진율이 1.44%에 불과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위안화절상 등 다양한 요인이 기업의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다.
제조업이 발달한 지역일수록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은행을 통해 운전자금을 융통할 수 없게 된 중소기업은 기타 금융기관과 사금융시장에서 급전을 조달하다 보니, 살인적인 금리로 인해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경제가 발달된 연안도시엔 다양한 기타 금융기관이 존재한다. 소액대출회사(小额贷款公司), 담보기관(担保机构), 수 많은 전당포와 벤처캐피탈(私募创投) 등 다양한 민간 대출창구가 있다. 이러한 기타 금융기관 중에 파악된 곳만 자본금이 1조5000억~2조 위안(한화 약 255~340조 원)이나 된다.
대부회사와 같은 소액대출회사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회사만 3027개, 대출잔액은 2408억 위안(한화 약 41조 원)에 달해 신용도가 약한 지역 자영업자에 운전자금을 대출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금리의 기준이 되는 원저우(温州)시에선 소액대출회사의 1개월물 대출금리는 연 70%, 장기대출의 경우엔 연 36%에 달한다. 긴축정책으로 인해 금리가 계속 상승 중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8000개가 넘는 담보기관이나, 전당표와 벤처캐피탈은 신용이 떨어진 자영업자, 개인이 이용하는데, 연 금리는 100%가 넘는다.
국유기업은 은행대출을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970만개에 달하는 법인기업과 3000만개가 넘는 가내수공업자는 높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해, 기타 금융기관이나 사금융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금융긴축으로 기타 금융시장은 때아닌 활황을 누르면서 대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금리로 예금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고금리를 쫓아 은행예금과 주식시장의 고객예탁금이 속속 기타 금융시장과 사금융으로 이동하면서 은행은 대출자금 부족, 주식시장은 약세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긴축은 상장기업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금리상승으로 이자부담이 커지자, 올해 들어 5월까지 160개 기업이 4091억 위안(한화 약 69조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배나 증가했다. 은행들도 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유상증자, 후순위채, 전환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어 올해에만 총 5000억 위안(한화 약 85조원)의 유상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조조정과 투자를 위해 기업들은 전례없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비롯해, 올해에만 300여개 기업이 90조원 이상의 기업공개를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해외기업이 상장될 국제판 증시가 이르면 4분기에 상하이거래소에 개설되고, 장외시장거래 활성화를 위한 신삼판증시 개혁으로 신규 기업공개 물량이 하반기에 쏟아질 수 있어 금융긴축정책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중국 주식시장의 하락세는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
최근 베이징대학 부근의 조어대가원(釣魚台家園)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1평당 1억6830만원(1㎡=5100만원)에 거래돼, 베이징시 집값 최고가를
경신했다. 4월 중국 100대 도시의 평균 주택가격이 1평당 492만원(1㎡=149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무려 34배나 된다. 부동산개발업체에 대한 국유은행의 대출중단, 주택구매시 계약금의 4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고, 대출금리 인상, 보유세 부과와 같은 고강도의 자금압박이 계속되고 있어 중국 부동산시장의 불패신화도 1선, 2선 도시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조만간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