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멍구 몽골인, 왜 中정부에 분노하나

2011-05-31 07:02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유목민의 시위가 몇 주째 이어지고 있어 이들이 왜 중국 정부에 분노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몽골족 목동인 모르건(莫日根)이 지난 10일 무분별한 석탄 채굴로 인한 분진과 소음은 물론 녹지 파괴로 삶의 터전이 파괴된다며 항의하다가 한족 운전사의 고의성 짙은 난폭운전으로 대형 트럭에 깔려 숨진 사건이 직접적인 발단으로 보고 있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소수민족인 몽골족이 뿌리깊은 차별에 ‘궐기’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초 모르건의 동료 유목민들이 벌인 항의시위가 몽골족 중고교생과 대학생들까지 가세한 시위로 이어진 데서도 알 수 있다.

시위 양상도 단순한 항의에서 반정부 구호로 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네이멍구 공안당국은 30일 현재 네이멍구 내 모든 대학은 물론 도심의 광장 등을 포함한 시위 예상 장소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쪽으로 몽골, 러시아와 접하는 네이멍구는 본래 몽골족의 거주지였다. 그러나 한족의 적극적인 이주로 말미암아 작년 말 현재 전체 인구인 2470만 명 가운데 한족의 비율은 79.5%인 데 비해 몽골족은 17.1%에 불과할 정도로 세력이 약화하고 있다.

게다가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문화혁명 기간에 네이멍구의 몽골족은 그 당시 소련과 연합해 몽골과 합병하려 한다는 의심을 사 무자비한 공격을 당했다. 그 때문에 숨진 몽골족 수가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석탄 자원이 풍부한 네이멍구의 탄광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몽골족이 점차 삶터인 초지에서 쫓겨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몽골족과 한족 간 경제·문화적 충돌이 이제는 정치적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족을 향한 분노는 자연스럽게 몽골족의 중국 정부에 대한 반감(反感)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몽골족 출신의 반체제인사인 하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도 몽골족의 최근 시위를 지속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하다는 몽골족 인권을 존중해달라고 요구하다가 15년형을 복역했지만, 아직도 그와 그 가족은 정치적인 구금 상태에서 풀려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원칙론과 당근책을 병행하고 있다. 유목민 모르건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가해자를 체포해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몽골족 학생과 교사들을 설득해 시위에 가담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네이멍구에 올해에만 790억 위안(약 13조1500억원)을 투입해 네이멍구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