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北 돕는 방식 다른 나라와 달라야”

2011-05-25 18:00
민주평통 간부 자문위원 간담회.. “경제적 자립” 강조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우리가 북한을 돕는 방식은 멀리 여유 있는 나라들이 식량을 지원하는 등의 방식과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 자문위원 초청 간담회를 통해 “다른 먼 나라는 재정적으로 모자라면 식량, 약품, 옷 등을 주지만 그러다보면 남에게 의존해서 살아야 한다. 북한을 돕는 문제는 진정한 애정을 갖고 우리와 함께 한민족인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천안함·연평도 사태로 (남북한이) 아주 어려운 관계에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또 언젠가 좋은 관계가 될 기회도 있다. 남북은 한민족이기 때문에 그렇고, 그런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제 북한이 책임 있는 자세로 나와야 한다. 그러면 남북이 서로 대화하고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린 그런 과정을 거쳐 북한이 최소한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국민이 기본권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이 문제(경제적 자립)를 본격적으로 얘기할 거다. 그러는 게 북한에도 좋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지금 다행히 (김 위원장 등이) 중국에 자주 왔다 갔다 한다. (북한이) 중국에 너무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사람도 있지만 난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며 “(북한 사람이 중국에) 자주 가서 보고 배워야 한다. 그러다 보면 ‘우리도 이런 걸 해보자’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을) 도와주면 좋은 거다. 그게 변화를 가져온다”며 “걱정할 게 없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달 초 독일 방문 당시 통독 주역들과 만난 사실을 소개한 뒤, “한국의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통일은 정치·경제적으로나 이념을 넘어 할 가치가 있다. 통일이 당장 내일 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또 몇십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준비는 내일 될 것처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앞서 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통일 준비는 이명박 정부의 목표인 선진 1류 국가 건설에 가장 필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통일 의지에 온 국민이 동참토록 외연을 넓히고 힘을 모아서 통일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엔 이 대통령과 이 부의장 외에 이상직 사무처장과 민주평통 국내 간부 자문위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김덕룡 국민통합·박형준 사회특별보좌관, 정진석 정무·천영우 외교안보·홍상표 홍보수석비서관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