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원전건설 정책 재검토 나서
2011-05-25 16:39
올해 3월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유럽 여러 나라가 잇따라 원전 안전 평가에 나서고 원전 건설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4일(현지시간) 다음달부터 회원국 내에서 가동되고 있는 143개 원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EU 외교관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소식통이 전했다.
실험은 원전이 노후와 자연재해, 인적요소에 안전한지 여부를 평가하는 안전 실험과 테러공격에 안전한지를 평가하는 안보 실험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테러공격이나 인재 가능성을 실험에 포함시킬 지에 대해선 회원국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이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내각 동의 신임 투표를 통해 313대 291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참사 이후 국민투표를 통해 원전 건설을 금지했으나 지난해부터 에너지 부족현상을 타개한다는 명분 아래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오는 6월 원전 건설 재개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 원전 사고의 여파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최근 원전 건설 계획을 무기한 동결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상원에 제출했으며, 이 법안은 25일 의회의 최종 동의를 앞두고 있다.
독일 기업체 대표격으로 독일 산업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독일산업연합도 24일 10여년 내에 원전을 완전 중단한다는 정부의 계획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 단체 에너지.기후정책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그뤼네발트는 "우리는 2022년 정도까지 원자력을 대체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일본 원전위기가 발생하자 독일 내 17개 원전에 대한 안전점검을 3개월간 실시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1980년 이전 건설된 원전 7곳의 가동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3개월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6월 중순 원전 영구폐쇄의 일정을 확정하는 법안을 채택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 메르켈 총리는 최근 독일 내 원전을 완전 중단하기에 "2022년은 좋은 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