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국세청이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추적조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외국인등록번호로 활동하는 체납자 수 백명을 대상으로 재산은닉 추적 조사에 나섰다.

이는 체납자가 관광비자 등을 받아 출국한 후 외국에서 장기간 머물면서 시민권 또는 영주권을 획득하고, 귀국해 국내에서 버젓이 사업을 하거나 호화 사치생활을 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는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서울지방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부터 다음 달까지 국내에서 외국인등록번호로 활동하는 체납자 880여명을 자체 선별해 은닉재산을 추적하고 있다. 현재 이들이 체납한 세금만도 약 140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또 허위·과장광고로 투기를 조장하는 기획부동산과 시행사, 그리고 먹튀업종 등에 대해 국세확정전 보전압류와 수시부과 등을 통해 고액체납 발생원인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재산의 소유권을 이전할 때는 반드시 관할 세무서를 거쳐야 하지만 외국 시민권자는 영사관 서명만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는 이른바 고액 체납의 신종 수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검은 머리 외국인’ 수법의 일종”이라며 “국세청은 이들에 대한 자금흐름을 면밀히 분석한 후 고의 체납에 대해서는 세금을 추징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2월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체납세금 징수를 위해 `체납정리 특별전담반‘(16개팀·174명)을 발족한 후 4월말 현재 727명의 체납자로부터 총 3225억의 세금을 징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