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1967년 국경 복귀 절대 불가"

2011-05-25 12:14
미 의회서 연설…2분에 1번꼴 박수 환대<br/>팔-이 이슈서 오바마 정치적 타격 불보듯

(아주경제=워싱턴 송지영 특파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은 절대로 1967년 국경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미래 크기에 대해 관대하지만 새로운 국경은 1967년의 것이 아니라 새로이 협상되어 얻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방 하원 대회의실에서 양원 의원들과 친이스라엘 유권자 수천명이 가득 모인 가운데 연설한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도 이스라엘 국경 밖에서 해결돼야 한다"며 "이들은 동이스라엘의 소유권을 주장하지만 앞으로 결코 이스라엘이 둘로 나누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의원들과 지지자들은 네타냐후를 환대했다. 그의 연설 중간 중간에 기립 박수를 포함해 적어도 2분에 한번 꼴로 박수를 보내줬다. 연설 전후에 있던 공사석 만남에서도 의원들은 그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1967년 국경론으로 홍역을 치루다 결국 유대계 달래기로 돌아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번 일로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날 네타냐후의 연설 어조가 매우 단호했던 데다가 양당 의원들이 적극 환대했다는 점에서 네타냐후가 오바마와 의회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이슈에서만큼 성공적으로 이간시켰다는 분석이다.

15년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비슷한 문제로 충돌했던 네타냐후는 당시에도 미 의회를 자극해 대통령과의 이간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결과는 네타냐후의 참패였다. 유권자들로부터 외면 당한 네타냐후는 그의 첫번째 총리직을 내놔야 했다. 다시 이전 실수를 되풀이 않으려는 그는 더 강경한 어조를 선택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무드 압바스 의장의 대변인은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은 거짓말뿐"이라며 "평화 협상에 더 많은 장애물을 만든 것 말고는 새로운 것이 없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은 오바마가 지적한 '1967년 국경'을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이 국경선을 인정하고 영토를 서로 교환하지 않으면 평화 협정은 진척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마스와의 관계를 끊으라'는 네타냐후의 주문에 대해 팔레스타인은 "그는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한 개인이 아니라 '연대'를 선택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네타냐후의 연설이 아랍권을 상대로 선동한 것으로 규정하고 향후 대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기타 아랍권의 평등과 자유에 대해서도 양측의 견해는 크게 달랐다. 팔레스타인 측은 "가자, 요르단 서안 지구의 무슬림,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은 이스라엘이 통치하는 예루살렘의 신성한 지역 방문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대인과 아랍이 평등한 단 하나의 영역도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타냐후를 환대한 미 의회의 속성을 지적하며, 1990년 이후 친 이스라엘 로비자금 1억 달러 이상이 의원 선거에 쓰여졌다고 분석했다. 이 중 67%가 민주당, 33%가 공화당에 돌아갔다. 현재 38명의 로비스트가 친 이스라엘 성향으로 등록됐으며, 이들은 오바마가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에도 의회와 행정부에 860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랫동안 중동 평화 문제를 놓고 네타냐후 총리와 협상을 했던 애론 데미이브 밀러는 네타냐후의 연설에 대해 "아무 것도 새로운 것이 없으며 정치적인 목적이 분명하다"며 "팔레스타인의 존립에 대해서는 협상자의 자세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그 효과 면에서는 "이날 연설만큼 효과적이었던 때가 없었다"고 언론에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