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기후변화 관련 측정 장비 도입 과정에서 견적서와 장비 검사 등의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국립환경과학원 직원 4명에 대해 감사원이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이 25일 공개한 ‘조달청 기관운영감사’ 결과에 따르면, 환경과학원 환경연구사 A씨는 지난 2009년 ‘미량가스 및 지구온난화 가스 분석시스템’을 조달청에 외자구매 요청하는 과정에서 미리 단일규격으로 납품업체와 가격 등을 결정하고도 경쟁입찰이 가능한 것처럼 허위 비교견적서를 꾸몄다.
　
　또 A씨는 장비 납기 연장 업무를 처리하면서 허위 사유를 들어 관련 공문을 임의 수정했고, 장비 설치 후 수 차례 하자가 발생해 성능테스트를 못했는데도 장비 검사 결과에서 합격 처리했다. 특히 A씨는 온실가스측정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에도 조달청엔 하자 통보를 하지 않은 채 정상 납품으로 처리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납품업체로부터 26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환경연구사 B씨도 납품업체에 대한 편의 제공 명목으로 490만원의 금품을 받아 이 가운데 220만원을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과학원 측에 이들 두 사람을 각각 ‘강등’ 및 ‘정직’ 처분하라고 요구했다. 또 해당 연구 장비 발주 및 검사 등의 업무를 총괄한 환경연구관 C씨와 공업연구관 D씨에 대해서도 역시 징계를 요구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해당 납품업체가 환경과학원이 발주한 입찰에 참여하면서 지인이 운영하는 다른 업체에 예산보다 고가로 입찰에 참여하도록 요구하는 수법으로 2006년부터 작년 말까지 내자 7건, 외자 22건의 계약을 낙찰 받은 사실을 적발,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 공동행위 사업자로 통보했다.
　
　이외에도 조달청은 △사업수행능력 평가자료 허위제출 용역업자 처리 △재생토너 관련 다수공급자물품계약 체결 △계약체결 미이행 업체에 대한 제재 및 입찰보증금 면제 △사업수행능력(업무중복도)평가 업무 처리 △운동장 바닥재 관련 외자구매 단가계약 체결 △단일규격 입찰공고에 따른 외자구매계약 체결 △우수조달물품 지정업무 처리 △우수조달물품 사후관리 △복리후생비 집행 △품질점검 불합격 업체 제재업무 △RFID 국가물품관리시스템 운영 등에서 각각 부적정 사례가 적발돼 주의 및 시정요구, 통보 등의 조치를 받았다.
　
　광주지방조달청은 ‘저가물품 납품 등에 따라 발생한 반환대금 환불업무’에 있어 부적정 사례가 있었고, 국토해양부와 지식경제부는 각각 ‘설계 등 기술용역 계약현황 통보대상 및 사후관리’와 ‘U-정보자산관리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서 부적정 사례가 지적됐다.
　
　이번 감사는 조달청이 지난 2009년 이후 수행한 주요사업 등 업무 전반을 대상으로 올 1~2월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