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 "유로존 '소프트 디폴트' 감수해야"

2011-05-25 08:54
유로존 은행 등 민간채권자, 만기연장 등 수용해야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유럽 재정위기를 해소하려면 그리스를 비롯한 재정위기국들의 채무 만기 연장과 같은 '소프트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로스는 24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그리스 등이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에서 이탈하기를 원치 않는다"며 "그렇다면 유로존 은행을 포함한 민간 채권자들은 만기 연장을 비롯한 '소프트 디폴트'를 수용해 재정위기국의 채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리스와 아일랜드와 같은 재정위기국은 유로화 체제에 종속돼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으로 끌어내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낮출 수는 없다"며 "어렵겠지만 재정적으로 보수적인 독일과 같은 나라들이 재정위기국들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로스는 재정위기국들에 대한 유럽 은행들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상당해 리스크는 크다면서도 투자 전망은 밝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이즈뱅킹그룹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라보뱅크 등은 우발전환사채(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를 발행했는데, 수익률이 300~400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로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코코본드는 은행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기본자본 비율이 일정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주식으로 자동 전환되는 채권으로 위기시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밖에 그로스는 채권 투자자들은 이제 실질금리가 높은 나라에서 투자 기회를 엿봐야 한다며 브라질과 캐나다, 멕시코를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