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3지구서 연쇄 자살 소문… 왜?

2011-05-25 09:34
LH서 보상 지연으로 ‘이자폭탄’ 시달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경기 파주시 운정3지구에서 보상 지연으로 인한 이자 폭탄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줄을 잇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이 확인 사실에 나서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파주운정3지구수용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해 1~8월 파주시 교하읍 일원에서 스스로 삶을 포기한 사람은 모두 14명으로, 이중 7명이 보상 지연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2일 자살한 운정3지구 토지주 윤모(48)씨외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보상 지연으로 자살한 사람이 더 있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지난해 7~8월 경 사업 재검토 발표가 연기되면서, 이같은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이후 청와대와 국민권익위원회, 경찰, LH, 국토해양부 등에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공동 명의 또는 차명으로 토지를 소유했거나 사망으로 인한 상속이 이뤄졌을 경우, 토지주 명단에서 빠져 있는 등 정확한 신원을 알기 어렵다"며 "이자부담으로 자살했다는 소문이 무성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고 윤씨 사례가 발생한 만큼 정확한 진상파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정3지구는 LH의 부채 문제로 사업 재검토 대상이 되면서 2년 이상 보상이 미뤄지는 바람에 토지주 1700여명이 은행 대출을 받아 다른 곳에 땅을 사느라 1조2000억원 정도의 빚을 져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비대위의 주장이다.

하지만 LH는 윤씨 외에 보상지연 문제로 자살한 사건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도 LH와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LH 파주사업단 관계자는 "운정3지구 보상과 관련돼 자살자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그동안 이와 관련해 유족이 항의하거나 문제를 제기한 적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LH가 시행중인 개발사업지구 3곳 중 1곳은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미보상사업지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414개 사업지구 중 33.3%인 138곳에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규모는 총 195.6㎢로 여의도 면적(8.4㎢)의 23배에 달하며 보상금액만 142조6800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