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총재 사임 압박…IMF 어떻게 되나

2011-05-16 16:16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미국 뉴욕에서 성폭행 미수 혐의로 기소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사퇴 임박설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의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IMF의 리더십이 재난 상태에 빠져들었다"면서 "리더십을 포함해 유로존 각국에 대한 영향력 역시 이번 사건으로 위협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칸 총재의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로 아직 임기가 한참 남아 있는 만큼 그의 공백은 이미 적잖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당장 이날 유로존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면담이 연기됐고, 칸 총재는 16~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간 열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 참석도 취소됐다.

'피의자' 신분인 칸 총재는 이날 뉴욕 이스트할렘 경찰서 특수수사대(SVU)에서 용의자 확인절차를 거쳤으며,법원은 유전자 검사 영장을 발부했다. 그가 법의학검사에 협조하기로 하면서 법정 출두 일자는 이날에서 16일 오전으로 미뤄졌다.

IMF도 립스키 수석부총재의 총재대행 체제로 전환하는 한편 사건의 추이를 보겠다는 판단에 따라 비공식집행이사회를 16일 이후로 연기했다. 앞서 IMF는 립스키 총재대행은 이날 오후 비공식집행이사회를 개최해 칸 총재와 관련한 브리핑을 받기로 돼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외신들은 칸 총재가 금명간 사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는 이날 기소사실 인정 심리를 마친 후 칸 총재가 '몇 시간 안에' 사임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프랑스 블로그 아틀란티코도 프랑스 외교 전문을 인용, 칸 총재의 사임을 기정사실화했다.

IMF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총재가 체포된 후에도 IMF의 기능과 업무는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존 재정위기국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요 외신들은 이미 칸 총재의 후임을 점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인인 칸 총재가 추문으로 사임할 경우, 미국 측과의 협의를 거쳐 유럽 출신 차기 IMF 총재를 세우려는 유럽인들의 구상이 꼬이게 될 것이라며 개도국 출신 총재가 나올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해 유럽연합(EU)과 IMF로부터 1100억 유로 규모의 지원을 받았던 그리스 정부에 대한 600억 달러 규모의 추가지원은 이르면 내달 중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가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와 관련된 지원 방안이 16일 시작되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라며, 채무 만기일 연장, 저금리 추가 대출 등의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