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TV 초반 입소문, LG 한발 앞섰다

2011-04-15 16:02

지난 13일 LG전자 직원 1000여명이 잠실구장을 찾아 ‘3D로 한판 붙자’라고 쓰인 플래카드 응원을 선보였다
(아주경제 조영빈 기자) 3DTV의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입소문 싸움에서 LG전자가 승기를 잡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서로 다른 3DTV 화질 구현 방식을 두고 설전을 벌여왔다. 삼성전자는 셔터글라스(SG)방식, LG전자는 필름편광방식(FPR)의 우수성을 주장하며 각종 마케팅과 언론사 출입기자 대상 시연회 등을 열며 각축전을 벌여온 것.

이런 가운데 최근 유명 영화 감독과 전문가 집단 등이 속속 필름편광방식의 손을 들어 주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 평가나 언론사 평가는 시장 성패의 밑거름이 되는 일종의 '샅바 싸움' 성격이 짙다.

업계는 특히 3DTV의 경우 다른 가전보다 초반 입소문이 성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가전유통업계 관계자는 15일 “3DTV의 경우 아직까지 일반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제품이라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서 나온 평가가 구매 결정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도 “TV는 제품 교체 주기가 길어 초반 입소문이 어떻게 도느냐가 다른 가전제품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영화 ‘아바타’로 유명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편광방식 대세’ 발언은 LG에겐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캐머런 감독은 지난 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방송장비 전시회 `NAB 쇼 2011`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편광안경 방식 3D TV가 대세가 되면서 3D가 차세대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삼성전자와 3D 콘텐츠 관련 협력 관계를 맺은 바 있어 업계 파장은 더하다.

지난해 5월 방한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이 나란히 3D 안경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액티브 안경이 수백달러라고 언급한 것은 안경이 고가이기 때문에 3D TV 보급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에 앞선 국내 언론사 비교 시연회와 인터넷 동호회 평가 결과도 캐머런 감독의 발언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지난달 26일 포털 다음에 개설된 ‘HDTV & HTPC 사용자 모임’ 카페에서 주최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D TV 비교시연 평가에서 LG전자 97.72점, 삼성전자 96.61점으로 필름편광방식(FPR)이 근소하게 앞섰다.

최근 한 언론사에서 전문가 10명을 초청해 진행한 비교 평가에서도 LG전자가 앞섰다. 시야각, 화면 깜박임, 어지러움, 화면 겹침, 안경 착용감 등 5개 부문을 통털어 ‘우수(Excellent)’ 평가를 받은 횟수도 삼성전자가 4회, LG전자 16회로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평가 결과에 대해 공정하지 못하다고 수차례 강조하며 외국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이뤄진 몇몇 비교 평가에 대해 일일이 신경쓰지 않는다”며 “결국 소비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풀HD 진위 논란 등이 있었지만 결국 ‘3DTV를 얼마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느냐’에서 평가가 엇갈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