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이폰·아이패드 때문에 웃다가 울다가
2011-03-08 09:34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KT가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마케팅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재미를 봤던 KT는 연일 터지는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선 SK텔레콤의 아이폰4 본격 출시로 그동안 애플의 제품을 독점 공급해 온 KT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SK텔레콤은 오는 16일 아이폰4 출시를 앞두고 자체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KT를 겨냥한 듯한 차별화된 아이폰 사후서비스(AS) 프로그램을 마련, 아이폰 가입자 늘리기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아이폰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개통 후 7일까지 교환이 가능하게 했다.
앞서 KT는 개통 당일에만 교환이 가능한 정책을 시행했다.
SK텔레콤은 자체 AS센터도 32개와 기존 애플의 76개 센터를 포함해 108곳을 운영해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체 AS센터에서 뒷면 강화유리, 진동 모터, 내장 카메라 등 부분 수리를 지원해 재생품(리퍼폰)으로 교환해야 하는 기존 AS 정책을 크게 개선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KT는 기존 아이패드 환불 및 교환 규정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애플은 최근 아이패드2 출시와 관련해 공지를 통해 기존 아이패드 고객에 대한 환불 및 교환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하지만 KT는 아이패드를 판매할 때 KT가 보조금을 지급해왔기 때문에 환불 및 교환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KT에서 아이패드를 구매한 고객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KT의 ‘만족:발로 뛰겠소’ 캠페인을 빗대 “고객을 위해 발로 뛰겠소가 아니라 고객을 발로 본다”며 “발등에 불이 붙어야 발로 뛴다” 등의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에 글을 남기며 불만을 쏟아냈다.
안팎으로 쏟아지는 비난에 KT도 방침 수정에 나섰다.
KT는 오는 14일부터 아이폰 고객의 주요 요구사항이었던 판매용 신제품 교환 기일을 구입 후 14일로 확대 결정했다.
KT 관계자는 “불량제품의 교환ㆍ반품은 제조사 소관이지만 국내 아이폰의 선도사업자로서 사업자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고객만족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정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KT는 휴대전화 보험서비스인 ‘올레 폰케어’에 AS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프로그램을 추가로 도입하고 자체 AS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KT의 미숙한 대응과 뒤늦은 검토에 탐탁치 않다는 분위기다.
소비자들은 “원래 되는건데 안해주고 있는거였나…역시 경쟁은 반드시 해야한다” “경쟁은 소비자를 즐겁게 한다” 등의 글을 통해 KT의 뒤늦은 행보를 질타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KT가 올해를 ‘만족:발로 뛰겠소’ 캠페인을 펼치며 고객 만족 서비스에 온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정책의 변화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아이폰 선도사업자로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폰 구입과 사용 전반에 걸쳐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