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野 지경위원장에 ‘UAE 방문 동행’ 요청

2011-03-06 18:56
민주, ‘원전 이면계약 의혹’ 등 이유로 고사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2~14일 아랍에미리트(UAE) 공식 방문을 앞두고 현지 원자력발전소 기공식 참석 등 에너지협력 사업 지원을 위해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인 민주당 김영환 의원의 동행을 요청했으나 민주당 측의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청와대와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김 의원의 UAE 방문 동행을 요청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UAE 원전수주에 대한 ‘이면계약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는데다, 특히 김 의원이 해당 의혹과 관련한 당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다는 이유에서 이를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김 의원은 앞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만 보면 UAE와의 계약이 과연 원전수주인지 아니면 투자에 불과한 건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성과를 부풀려 불신을 사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 제기된 의혹 등을 조사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 말 정부·여당의 예산·법안 강행처리와 최근 여야 영수회담 무산에 따른 청와대와 민주당 간의 ‘불편한 기류’도 김 의원의 UAE 동행이 무산된 배경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문제가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자 김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부족한 점이 있으면 내가 잘 채워서 일할 테니 날 믿고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한 바 있으나 보고서 채택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이 대통령은 12∼14일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공식방문,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위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경제협력, 에너지, 건설 등의 협력증진 방안을 협의한다.
 
 또 알 에인에 주둔 중인 우리 군사훈련단 ‘아크’ 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고 브라카에서 열리는 원전 기공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