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 할머니 학점은행제로 학사모

2011-02-28 19:05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가족을 부양하느라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여든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학점은행제로 학사모를 썼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8일 오전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11년 학점은행제·독학학위제 학위수여식'을 열고 총 2만7733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이날 수여식에서 교과부 장관이 수여하는 성적최우수상은 이승원(23.여.경영학), 이종훈(26.게임디자인) 씨가, 우수상은 이병주(29.방송영상학), 김혜림(23.여.호텔조리) 씨가 받았다.

평생교육진흥원장이 주는 성적우수상은 조상현(39.국어국문학), 구본준(47.영어영문학) 씨 등 9명이 받았다.

젊은 시절 가족을 부양하느라 공부할 여유가 없었다는 최말례(77.신학사) 할머니는 73세 때인 2007년에야 한 전문계고를 졸업한 뒤 "이왕 시작한 공부, 대학공부까지 마치자"는 마음을 먹고 4년간 노력한 끝에 마침내 학사모를 썼다.

새터민 이모(40.여) 씨는 2003년 한국에 정착하자마자 미용기술을 배워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좀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학업에 전념, 미용학 학위를 받게 됐다.

올해 17살인 장동찬(영어영문학) 군과 유효정(전자계산학 학사) 양, 군복무와 암투병 중인 모친에 대한 간병을 병행하면서도 학업에 매진해온 김기환(34.사회복지학.5군단 공보장교) 씨, 일본으로 귀화한 한국인 가와우치 라모(55.여.법학사) 씨 등도 이색적인 학위 취득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교과부 장관 특별상 등을 받았다.

학교 외 기관에서 다양한 형태의 학습을 학점으로 인정해 학위를 주는 학점은행제와 독학학위제는 이날 학위 취득자를 포함한 학점은행제 학사 누계는 총 25만886명(학사 15만9116명, 전문학사 9만1770명), 독학학위제 학사는 1만264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