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미친 물가'…다시 돌아오는 홍콩인들
2011-02-17 13:29
고물가에 생활비 못견뎌 지난해 대륙 거주자 10%넘게 줄어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차이나 드림을 꿈꾸며 중국 본토로 이주했던 홍콩인들이 최근 다시 홍콩으로 돌아오는 이삿짐을 꾸리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위안화 절상에 고물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높은 생활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홍콩으로 돌아가는 회귀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아내와 함께 홍콩에서 선전으로 건너와 8년 간 거주해 온 이씨는 최근 홍콩으로 다시 ‘회귀’할 채비를 하고 있다.
월 수입 1만5000 홍콩달러(한화 약 215만원)에 달하는 이씨는 8년 전 홍콩 물가가 너무 비싸 선전으로 이사왔다.
이씨는 “당시에는 100홍콩달러를 환전하면 116위안를 손에 쥐었지만 최근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서 이제 85위안밖에 되지 않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여기에 중국 대륙 물가까지 급등하면서 일부 생필품의 경우 홍콩보다 20~30%는 비싸다는 것. 지출이 늘어나면서 이씨는 하는 수 없이 홍콩으로 다시 이사하기로 결심했다고 대답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은 유독 이씨뿐만이 아니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중국 본토에 거주하던 대다수 홍콩인들이 차츰 다시 홍콩으로 이주하고 있는 것.
홍콩 매체 보도에 따르면 2009년 중국 대륙에서 근무하던 홍콩인 21만8000명이 2010년에는 10% 넘게 줄어 18만명에 그쳤다.
특히 홍콩으로 회귀하는 사람들 중에는 본래 중국 대륙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려고 이사했던 노인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공회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홍콩 노인들의 회귀 신청 건수는 2008년 겨우 90여건에서 2009년에는 110여건, 2010년에는 200여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시 고향으로 '회귀'하는 홍콩인 대다수는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노인들인 만큼 홍콩에 돌아와서도 생활고에 시달릴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노인들 뿐만 아니라 대륙 부동산에 투자해왔던 홍콩인들도 집을 팔고 다시 홍콩으로 건너가고 있는 추세다. 통계에 따르면 선전 시내 홍콩인 밀집지역인 황위판사오구(皇御苑小區)는 작년 말부터 주택 매각 물량이 급증했으며, 이 중 70%는 홍콩인인 것으로 나타났다.